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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회 글알못 팬픽대회

제 3회 글알못 팬픽대회 감평(아야벅지 님 외 4인)

[아야벅지 님 감평]

 

당신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 피네
췌몽상이후 요우무의 누관검이 요기를 머금고 폭주하는걸 유유코가 진정시킨뒤 요우무에게 꽃꽂이를 가르쳐준다는 내용입니다
처음에는 누관검을 진정시키는 분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이후 꽃꽂이가 조명되며 두 파트의 분량은 비슷해졌습니다
앞부분의 요우무와 유유코와 싸울때의 요우무의 대사의 온도차이가 커 갑자기 왜 이러지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선 폭주에 관한 묘사가 조금 더 있었다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싸움이 끝나고 유카리로 개그를 넣으며 열을 식히고 에필로그로 꽃꽂이를 제안하는 유유코... 인줄 알았습니다만 이후 문단을 여러번 나누며 개그가 자주 나와 언제끝나지 라는 생각과 앞부분의 여운이 옅어져갔습니다
이후 마지막 문단에선 영야초때의 보름달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제목이 나오면서 끝이 나는데 꽃꽂이를 제안한 다음 바로 마지막 문단이 나왔어도 어색함이 없었을거라는 생각과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말괄량이 조각가 - 피네
치르노와 대요정이 놀다가 스와코를 만나 얼음조각을 유행시키는 내용입니다
치르노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 입니다
내용의 경우 무게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물의 대화는 캐릭터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묘사는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화자가 어린아이라고 생각하면 아이들 특유의 주변을 살피지 않고 관심있는거에만 집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묘사의 부족함에 있어서는 큰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나에의 이야기와 레이무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후일담은 이전 문단에서 화자가 객관적으로 바뀐뒤 다시 레이무로 바뀌는데 이때 첫 묘사가 '신사에 놀러 온 마리사가 새로운 소식을 들고 왔다.' 로 이후 대화 뒤에 레이무의 묘사가 나올때까지 누구의 시점으로 진행되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치르노의 시점에서 어린아이의 단순한 묘사가 좋았다면 뒤의 레이무의 시점에선 묘사가 충분치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추가로 아야와의 대화로 나오는 동방캐릭터 주식은 관심이 생기는 주제이지만 단편인 본편과 큰 관련이 없었기에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향수병 - koakuma
​​
무기력한 소악마를 위로해주는 레밀이 나오는 레미코아 팬픽입니다
여러조합이있는 홍마향캐릭들 중에서도 비주류인 레미코아 조합입니다만 향수를 느끼는 시종과 그런 그녀를 걱정하는 관의 주인으로 둘의 관계를 보여주셨습니다
무기력하고 우울한 기분을 지우는데 있어서 조금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소악마와 레밀리아의 데이트로 전해주셨습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소악마가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악마가 관광을 하며 차츰 마음을 열고 레밀리아와 마계에 대해 얘기하며 마음을 열게된 다음날 파츄리에게 꿈을 말하며 마법을 배우는것으로 끝납니다만 레밀리아와 관광을 하며 소악마가 위로받은 것은 느껴졌지만 다음날 용기를 내게 되는 과정까지는 한걸음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악마의 시점으로 심경의 변화를 묘사하여 소악마에 좀 더 공감할 수 있게끔 유도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 위태위태 스키마탐험! - Letty
축하드립니다
읽으면서 제 입에서 ▒▒소리가 나왔습니다
저항도 못하고 잘 읽히는게 마치 촉수가 몸을 감싸는거 같네요
나만 볼 수 없으니 다음에도 이런 작품 기대합니다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난 사나에 - 안쓰는계정
 
사나에는 모리야신사로 부탁받은 요괴퇴치일을 두 신의 도움없이 스스로 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퇴치에 진전이 없자 방황하고 있을무렵 히지리, 레이무 두명의 도움을 받아 설녀를 퇴치하고 자신을 되찾은 사나에가 두 신이 있고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며 행복을 떠올리는 내용입니다
동인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클리셰적인 내용이며 그로 인해 읽을때 흐름을 놓치지 않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쉬운점을 꼽자면 문체가 있었습니다
한 문장이 끝나고 다음 문장을 시작할때 그러니, 아무튼, 그래서 등의 표현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꽤나 자주 나와 자연스럽게 문장이 이어지기 보단 해야할 말을 하기위해 덧붙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또한 전체적으로 진행이 인물간의 서사로 자연스럽게 되기 보단 머리속에서 정해둔 장면들과 대사를 담으려고 살짝 무리하게 내용을 진행시킨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러번 다시 읽어보며 문장의 완성도를 높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계의 모두와 함께 - 안쓰는계정
2년만에 마계로 돌아온 앨리스가 성장하지 않은 자기자신을 부끄러워 하다가도 부담없이 언제든 자신을 환영하는 마계의 가족들을 보고 마음의 평화를 찾는 내용입니다
전체적인 주제도 서술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수년, 수십년을 틀어박혀서 연구를 하는 마법사인 앨리스가 2년만에 가는것이 미안하고 성장이 없음을 부끄러워 하는 것을 독자가 납득하길 바라기 보단 앞에 내용을 추가하여 어째서 앨리스가 오랜만에 마계로 돌아가게 되었는지 어떻게 헤어졌기에 다시 만나기를 꺼렸는지 등을 추가하면 앨리스의 감정에 좀더 몰입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구작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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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zxcvbnm323)님 감평]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난 사나에

작가는 다른 인물들의 격려와 직접 겪은 사건들로 인해 스스로 무엇이 중요한지에 깨닫고 한 걸음 나아간다는 내용으로 썼다는데, 이런 내용은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 있지.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만 가지 이유로 바꿀 수도 없는 과거에 얽매여 있으면서 현재와 미래를 낭비하고 있던 경험이 있을 테니까.

물론 그만큼 과거에 대한 의미가 있었기에 거기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거겠지만, 그 때는 모르더라도 나중에 보면 그 때는 왜 그렇게 과거에 얽매여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지.
그러나 그것을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과거의 안 좋은 것을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간직한 채로 현재와 미래를 향해 나간다는 내용인데, 흔한 내용이지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인 만큼 괜찮은 작품이었다 생각함.
최종 평가로는 B+, 3.5 정도를 주고 싶음. 딱 무난한 수준.

 

 

[유카링은소녀(?) 님 감평]

 

 

두근두근 위태위태 스키마탐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전개되어 '나'가 유카리의 '스키마'를 탐험하는 과정을 담아낸 팬픽입니다.

우선 본 팬픽의 주요 소재 '스키마'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작가는 '스키마'를 본래의 뜻으로 사용하지 않고 다른 의미를 은유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우리가 농담 삼아 지하철이 나오는 구멍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이 콘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네, 아마도요.

'스키마'의 은유적 의미는 시각, 후각, 촉각을 자극하는 묘사를 통해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키마'가 은유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독자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작은따옴표 등의 기호를 사용하여 표현하였다면 맥락 파악이 더 용이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와는 별개로 '스키마'에 들어가기 전과 '스키마'에 들어가고 난 후의 과정을 감각적으로 묘사한 부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과 감각적 묘사가 시너지를 이루어 읽는 이로 하여금 '스키마'를 탐험하는 행위를 주체적으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두려움과 역겨움(누군가에게는 포상이 되겠지요)을 배증시킨 점이 문학적으로 잘 표현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팬픽의 형식적인 부분을 분석하겠습니다.

소설의 구성 5단계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팬픽 역시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자신만의 언어로 정제하여 창작 및 가공한 문학 작품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소설의 구성 5단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발단 부분은 유카리의 '스키마'에 들어가게 된 배경의 간단한 설명이 될 것입니다.

전개 부분은 '스키마'에 들어가는 과정과 '스키마'를 탐험하는 과정이 되겠지요.

위기 부분은 '스키마' 속에서 막다른 길(맥락상 자궁구를 의미하는 것 같군요)을 뚫고 들어가 촉수와 비슷한 무언가에 쫓기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절정 부분은 촉수에게 쫓긴 끝에 흰 알 같은 무언가를 발견한 장면이 자연스러울 것 같군요.

결말 부분은 허탕치고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는 부분이 되겠습니다.

 

사실 발단, 전개 부분을 나누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팬픽의 중심적인 갈등 상황('나' vs 주변 환경)이 고조된 정도가 명확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위기, 절정 부분을 나누는 것은 약간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절정 부분에서의 위기감이 고조될 여유도 없이 지나치게 축약된 탓일까요.

소설이든 희곡이든 팬픽이든 절정 부분이 문학 작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임팩트가 약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말 부분의 반전을 배치하는 서술 기법을 채택하였지만 그로 인한 허무함의 카타르시스가 온전히 승화되지 못하고 찝찝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유카리가 말한 '보물'이라고 여겨지는 흰 알 같은 무언가를 발견하는 장면을 좀 더 극적으로 묘사했더라면 반전으로 인한 허무함의 골계미와 비장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인 스토리 전개의 발상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결말에 반전을 주어 독자들에게 절망적인 허무함이 될 뻔한 것을 골계미로 승화시켰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자신을 짓누르는 거대한 운명에 발버둥치며 저항하려는 '나'의 마지막 대사를 줄표로 마무리지으면서 열린 결말로 두었다는 점 역시 독자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하면서 여운을 남긴 것 또한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겠네요.

 

비유적으로 표현한 묘사에서 외적 정보를 찾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유카리가 말한 '보물'은 난자일 것으로 추측되며, 만들어낼 능력이 없다는 것을 통해 유카리가 폐경기가 왔다는 것까지도 유추해낼 수 있었습니다.

 

 

한편, 팬픽을 읽으면서 궁금한 점도 있었습니다.

유카리의 '스키마' 속의 촉수와 눈동자의 정체를 두루뭉술하게 서술하여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지칭하는지 읽는 내내 궁금했습니다. 단순히 스키마의 본래의 뜻(gap)으로 사용하여 유카리의 '경계를 조종하는 정도의 능력'을 보여준 것인지, 유카리의 신체 부위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는지 알고 싶군요.

 

 

총평은 플롯 구상을 괜찮게 설정하여 서술한 흥미로운 팬픽이라고 결론 내리겠습니다.

자칫 뻔한 결말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을 반전을 가미하여 독자들의 예상을 뒤집은 것 역시 한몫했습니다.

비공식적인 대회용 글쓰기였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감각적인 묘사와 적절한 음성상징어의 배치는 인상적이었으며, 서술적인 기법 등 여러 부분을 다듬으면 충분히 좋은 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평소에 유카리를 어떤 식으로 생각하는지 매우 잘 알 수 있는 글이었네요

응후후~

 

[ㅇㅇ(1.218) 님 감평 - 신본격 감평하는 만화.manhwa]

 

 

 

[zzzzzzzz 님 감평]

 

극중극의 마법사(후기)

 

옛날부터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었지만 제대로 써본것은 이게 처음이네요.

의외로 조아라 감수성을 잘 찝어냈다고 칭찬을 해주셨는데 정확히 말하면 SS감성입니다. 읽어본 동방 팬픽이라곤 갤문학이랑

제가 옛날에 번역한 쿠타카 SS가 전부였거든요. 동방밖으로 나가도 읽어본 팬픽이라곤 갤문학이랑 SS밖에 없군요.

분량때문에 어떻게 올릴까 고민하던 중, 갤에서 조아라가 몇번 언급되길래 그냥 조아라에 던지기로 했습니다.

막상 써보니 숫자로 구분해서 올리는 것보다 화수로 구분해서 올리는게 더 보기 좋긴 하더라고요. 운이 좋았습니다.

다만 링크를 타고 들어가야하는 걸 갤질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볼까 걱정하긴 했는데

좋아해주시는 분이 많으니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그냥 조아라에 싸지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구작앨리스와 신작앨리스의 괴리감을 인형으로 풀어나가는 설정은 제 생각이 아닙니다.

空中線とらきゃっと 서클 작품 '앨리스의 인형'에서 따왔어요. 충격먹은 작품이었습니다. 너무 마음에 드는 설정이더라구요.

그 밖에 휘침성 스토리와 앨리스를 연관짓는 설정은 ぜのさいど 서클의 '내 집이 날아갔다', 마리사와 앨리스, 그리고 신키의 분위기는

ふあん亭 서클의 작품 '그녀의 유실물'을 참고했습니다.

 

어른이 되지못한 구작 앨리스가 본인의 어른 모습을 상상해내며 빚어낸 신작 앨리스... 완전 성장물, 소년만화 클리셰 그 자체입니다.

맞습니다. 그냥 소년만화를 쓰고 싶었어요. 감평해주신 분 및 주최자님의 지적대로 대회 주제 '승화'는 그냥 대회내기용 끼워맞추기였어요.

오히려 테마를 정하라면 '성장'에 가까웠네요.

 

'앨리스의 인형'처럼 강렬한 한방과 설정의 설득력을 주기 위해선 무조건 서술트릭을 써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술트릭만큼 쉽고 명확하게 '이게 반전이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으니까요. 제가 소설쓰는 방식이 '써내려가되 주기적으로 처음부터 훑어보면서 퇴고도 동시에 한다' 인데, 서술트릭에 뭔가 오류는 없나 검사하기 좋았습니다. 그 밖에도 제가 편의주의로 만들어낸 설정에 설득력을 넣어야 하는 작업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들어 '마법사에게는 영창이 필요하다'인데, 동방에선 그런 설정 없었잖아요? 그래서 억지로 만담장면에 영창에 대한 떡밥을 미리 던져두고,

'메디슨이 살무사를 숨기고 있던 장면'은 얼핏보면 억지스럽죠? 그래서 늦가을 동물들을 조심하는 마리사를 장면을 욱여넣었고,

'갑자기 만능 해결사로 등장해버린 신키'는 어떻게 설득력을 높일까 고민하다 맨 처음 앨리스가 꾸던 꿈, 인형 앨리스의 언급으로 어떻게든 떡밥을 뿌려놓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사가 늘어져 비문학처럼 되버린 건 뭐, 역량부족입니다. 격하게 통감했습니다.

 

전투씬은 '블리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턴제 전투'방식이죠. 호불호가 많이 갈리나 동방도 어떻게 보면 이능력 배틀이고, 이 이능력 배틀이란 설정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려면 이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능력 설명해주느라 또 비문학처럼 되버린건 역시 역량부족입니다. 그래도 전투씬을 뇌비우고 읽으려면 이만한게 없죠.

 

그 밖에는 '후지타 카즈히로' 작가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메인 스토리와 그다지 관계없는 인물의 서사까지 모조리 설명하는데 (흔히 보자기를 접는다하고 하죠.)

저는 그거 굉장히 좋아합니다. 사연없는 인물은 없으니까요. 다만 후지타 선생님과 다르게 저는 보자기를 전부 접지 못했습니다. '마리사는 어째서 남에게 조종당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가' '앨리스는 인간인데 어째서 마계로 오게 되었나' 와 '그로인해 신키가 앨리스를 향해 가지게 된 애정', '앨리스와 메디슨 이야기' 등등 맥거핀이라면 맥거핀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네요. 다 쓰고 싶었는데 그놈의 귀차니즘 때문에 다 못쓰고 절정, 결말 부분에 한 두마디로 툭툭, 이걸로는 아쉬워서 떡밥으로 또 툭툭 던진게 다 입니다. 덕분에 결말이 갑자기 흐지부지 끝내버리게 되었습니다. 제일 아쉬운 부분이네요. 이것 때문에 출제글 지울까 고민도 했었습니다. 여전히 역량부족이었네요.

 

결말을 망친건 망친거고, 그래도 열심히 쓴 부분, 재밌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다 칭찬해주셔서 되게 놀라웠습니다. 생각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받은 감평은 인쇄해서 액자에 걸어두겠습니다. 다음에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냐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불가능 할 것 같네요. 우연히 서술트릭에 어울리는 설정을 찾아낸 것도 그렇고 마침 써본 글이 조아라랑 어울리는 것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운이 좋았어요. 쓴다해도 이것만큼 임팩트 있는 작품은 안나올지도 모르겠네요. 노력하겠습니다. 모자란 글 읽어주신 분들과 감평해주신 분 및 주최자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제목인 '극중극의 마법사'는 인형을 조종해 인형극을 여는 앨리스를 뜻합니다. 극중극이라는 단어가 가진 어감이 상당히 좋더라구요. 다만 내용이 커지면서 앨리스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게되어 제목이 가진 의미가 퇴색된건 아쉽습니다. 제목짓는건 상당히 힘든일이군요.

 

마지막으로 후기글이니 만큼 참가작들 겉핥기로 읽고 쓴 독후감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장점적는것보다 단점 적는게 더 어려우니 영양가없이 장점만 적겠습니다

볼드체는 취향저격 당한 작품들입니다.

 

두근두근 위태위태 스키마탐험! - Letty

유카리님 스키마 탐험 이야기 입니다. 스키마에는 틈새라는 뜻도 있습니다. 틈새라고 하니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네요.

보물을 더 이상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대사에서 이마를 탁 치고 말았습니다.

 

쎄이쟈 오리진 - ㅁㅇㅂㅇㅁ

세이자와 사구메 이야기입니다.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며 탄생을 선언하는 장면은 언제나 뽕이 차오릅니다. 소년만화를 좋아하는 입장에선 박수를 칠 수 밖에 없군요.

더군다나 본인이 지은이름도 아닌 남(신주)가 지은 이름을 재해석해야 하는 거잖아요?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사구메의 능력에대한 설정도 하이라이트에 적절히 사용되어서 좋았구요.

 

나다운 방식으로 - 하나름

이치후토 이야기...지만 운잔 거치대 이치린에게 초점이 더 맞추어진 이야기입니다. 아 이제 운잔 거치대가 아니군요. 라이벌에게 인정받았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윗사람 보다는 라이벌에게 인정받는게 더 기쁜 것 같습니다. 이 작품도 그 포인트를 잘 잡아내어 상당히 좋습니다. 그리고 번외편, 6면보스 2명의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현자들의 대화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제가 이해 못했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뭐 분위기가 좋다면 된 거 아니겠습니까

 

당신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 피네

유유묭 이야기입니다. 소재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다른 종자들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지만 요우무는 대체 뭐가 좋아서 유유코를 섬기는 걸까?' 라는 의문에 대한 대답을 보여줬거든요. 그야 유유코가 할땐 존나 듬직하고 멋있으니까요.

 

말괄량이 조각가 - 피네

환상향 힐링 일상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조우노세 작가님의 작품들 같은 시리어스 스와코를 좋아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스와코가 치르노 수준에 맞춰주었다. 라고 해석하면 되는걸요. 신님이잖아요. 부담없이 흐뭇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과거의 속박에서 벗어난 사나에 - 안쓰는계정

사나에 이야기입니다. 모시는 신들을 지키기위해 환상향으로 도망치듯 온 사나에지만 아직까지 적응하지 못한채로 1인분을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스토리, 왕도입니다. 상당히 안정적이에요. 내용자체는 조금 심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검은 불꽃을 밝히다 - 장기짝

감탄했습니다. 보통 망향이라함은 어릴적에 살던, 문명의 발전은 현재보다 조금 떨어져 있을지언정 안심이 되고 느긋하고 조용한 시골을 그리워하는 이미지잖아요? 이 작품은 정 반대입니다. 혼돈 속에서 태어나 혼돈 속에서 자라난 사람의 망향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혼돈과 망향, 상당히 안어울립니다만 탁월한 묘사로 그 미스매치를 모조리 지웠습니다. 엄청 재밌게 읽었어요.

 

환상을 그리며 - hanakoi

환상향이 망한 이야기입니다. 왜 망했는지는 안나옵니다. 그저 신문대신 몸을 파는 아야와 노숙자 스이카와 이 악물고 적응해가는 레이무만이 나올 뿐. 이런 비참한 소설은 마약과도 같습니다. 읽고나면 아픈데 읽는 걸 멈출 수 없어요. 게다가 덤덤하게 서술하는 문체 또한 작품의 분위기를 살려서 마음에 듭니다.

 

나의 그리움 - 교복입은 레이센

레이센의 망향이야기입니다. 제 입장에선 레이센과 망향, 은근 안어울립니다. 원작 게임에서 레이센이 달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묘사는 나오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탈영해서 테위랑 잘 먹고 놀고 하는 거 같던데요? 그런 점에서 이 작품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갑자기 으아 고향이 그리워 미치겠다! 가 아닌, 달의 통신을 통해 본인의 감정을 재확인 하는게 좋았어요. 감주전을 그런 레이센의 시점에서 재구성한 것도 좋았구요.

 

향수병 - Koakuma

소악마 이야기입니다. 망향의 왕도네요. 고향을 너무 그리워하는 친구를 위해 이곳을 제 2의 고향으로 만들어준다. 왕도는 왕도인 이유가 있습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는 힐링물입니다.

 

외래종의 노래 - 장기짝

비봉이야기입니다. 비봉감성 그 자체입니다. 비봉구락부라는 소재, 초반에 반복해서 나오는 탐험이라는 단어로 하여금 주제가 탐험이구나 생각했는데 망향이었어요. 그것도 동캐가 아닌 오리캐의 망향이었군요. 하지만 비봉구락부 감성에 의해 동방스럽게보여 읽는동안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보면 볼수록 이유있게 잘 짜여진 설정에 감탄만 나오네요.

 

마계의 모두와 함께 - 안쓰는계정

앨리스의 망향이야기입니다. 망향인데 얘는 시작부터 고향에 돌아갑니다. 그럼 망향 끝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만 여기서의 망향은 좀 다릅니다. 보통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진짜 고향이 살기좋아서가 아닌, 그 때 그시절의 감성, 지금과는 다른 풍족했던 마음이 그립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의 고향 역시 그런의미입니다. 앨리스는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마음이 여유롭지 않았고, 이를 이해하고 고민을 들어주즌 신키에 의해 마음의 평화를 되찾게 되는 시점에서 앨리스는 진정한 의미의 고향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단순히 고향을 그리워하는게 아닌 좀 더 깊은 의미의 망향이라 더 좋았어요.

 

곽청아 - 콩고산콩고물

곽청아 이야기입니다. 인물묘사가 미쳤습니다. 토지코, 후토, 요시카, 미코 4명의 묘사 뿐만이 아니라 이 4명이 묘사하는 각각의 곽청아의 묘사도 미쳤습니다. 하이라이트는 후토가 묘사하는 청아였네요. 연단방에서 미친듯이 인체실험을 반복하고 관찰하며 수기를 적던 청아와 무덤에서는 시체를 보고 깜짝 놀라고 눈물을 흘리는 청아. 어느게 진짜 모습에 가까운 청아일까요. 만약 정답이 있다면 다른 쪽에선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요. 여러가지 저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됩니다. 저 이런거 진짜 좋아하거든요. 취향저격이었습니다.

 

망상향 - 반짝반짝

서방프로젝트에 갇혀버린 스미레코 이야기입니다. 뭐랄까, 동방과는 거리가 먼 요소가 계속 등장하는데도 상당히 동방감성이 충만합니다. 무미건조하게 묘사되는 사이버펑크의 세계가 중간중간 등장하는 동방요소들을 더욱 빛내주어서 그런걸까요? 이런 구성만으로도 스미레코가 얼마나 환상향을 갈망하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로 망향 그자체로군요.

 

솔직히... 테루모코가 더 좋다고 생각해요... - 아야벅지

테루모코 이야기입니다. 진리는 여전히 모코케네입니다...만, 불멸자 끼리만의 공유되는 감각은 무시할 수 없죠. 인정합니다. 아무리 씻을 수 없는 분노라도 영원 앞에선 결국 풍화되기 마련입니다. 애증에 증이 풍화되었으니 남는건 애(愛)밖에 없군요. 그러한 사실을 덤덤하게 고백하는 카구야가 좋았습니다.

 

토끼, 토끼 - 민씨

땅토가 달토에가는 이야기입니다. 대회에 몇 없는 탐험주제인것도 눈여겨볼만한 요소지만, 테위가 제가 생각하는 테위 그 자체였습니다. 잔머리가 비상하지만 실은 겁많고 정많은 토끼. 완전 귀여웠어요. 탐험이라는 주제에 부합하는 땅토끼 시점의 달의 도시 묘사, 탐험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최종보스, 탐험에 대한 보상, 술술 읽히는 문체, 상당히 깔끔하고 담백한 팬픽입니다. 이렇게 깔끔하게 기승전결 다 채우고 끝내는 법 좀 배우고 싶네요.

 

최후의 상주 - 초핫

환상향이 멸망한 이후의 모코우 이야기입니다. 고향도 잃고 곧 친구들도 모조리 잃게 될 모코우. 소재만 봐도 재미없을 수가 없네요. 작품도 되게 좋았지만 가장 감탄한 것은 작가님의 배경지식이었습니다. 단순히 잊힌 것들이 모이는 환상향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간지나게 설명할 줄은 몰랐네요. '나는 불로불사라서 남들이랑 다르게 안죽는다'를 "저들은 선분이고 나는 직선이다"보다 더 간지나게 비유할 수 있을까요. 보면서 비유와 문장구성에 입만 벌어졌습니다.

 

환상은 한낱 봄꿈 - 대공분실우산마술

유카리의 망향 이야기입니다. 본인의 리즈시절을 그리워하고 계십니다. 직접 고향을 만들어낸 유카리도 그리워 하는게 있었군요. 멤버 인선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홍마향 요요몽, 원년 멤버 셋이라서 그때가 좋았지~ 같은 느낌이 더욱 살아났아요. 진짜 동방 그 자체인 분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