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 3회 글알못 팬픽대회

제 3회 글알못 팬픽대회 감평(ㅇㅇ/p3930111)

1.두근두근 위태위태 스키마탐험

 

이 글은 탐험을 주제로 쓰여진 글입니다.

 

우선 유카리를 노망난 요괴년이라고 하고, 주인공이 인간세계로 돌아가겠다는 것을 보아서 주인공은 바깥세계에서 유카리에게 끌려들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유카리에 대한 지식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아졌다는 묘사가 있는데 또 닭장냄새가 난다는 것으로 보아서, 여기에서의 스키마는 여성기에 대한 은유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벌어진 구멍이나 무엇인가가 벌어진 모습이 여성기에 대한 은유로 쓰이는 경우는 꽤나 많습니다. 여기선 유카리의 캐릭터성, 또한 유카리의 능력을 스키마에 함축시켜서 여성기에 은유하는 표현방식을 썼습니다. 사실 꽤나 오래 쓰였고 익숙한 메타포죠.

 

막다른 길은 아무래도 자궁으로 향하는 길이 보이고 그 안에 있는 괴물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유카리의 아이가 아닐까 합니다. 아무래도요...

 

왜냐면 제가 글을 읽기에는 유카리의 닭장냄새에 특히 환멸을 보이는 걸 봐선 유카리에게 주인공이 범해졌는데, 그 이후로 작아지면서 여성기에 집어넣어지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여성기에 남성이 어려져서 들어가는 취향 또한 매니악하지만 또 존재는 합니다. unbirth라고 해서요. 왜 알게 되었느냐는 묻지 마세요.

 

하여간 우리의 삶에서 가장 편안하고 안락한 시간은 태아 시절일 것입니다. 어머니의 양수와 보호 속에서 우리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안락하고 가장 신체적으로 따듯한 시기를 보냅니다.

 

아기가 태어났을때 우는 이유는 바깥 세상에서의 변화, 그러니까 체온의 변화, 여러 소리나 촉각 등 감각적인 자극으로 인해 우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 것을 역으로 비틀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안전한 곳이 가장 위험한 곳이 되는 아이러니죠.

 

 

2.쎄이쟈 오리진

 

상당히 길고 정성이 들어간 것이 보인 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점은 최근 듣고있는 수업에서 교수님이 이야기한 동화의 플롯과 비슷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동화는 신화, 민담, 전설을 기반으로 하죠.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영웅 스토리의 12단계에 따르면, 영웅은 일상에서 모험에로의 부름에 따라가서, 조언자를 만난 뒤, 시련을 겪고, 더 고된 시련을 겪은 뒤, 보상을 얻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좀 축약이 되긴 했는데 대충 이렇습니다. 제 기억상 나니아 연대기 1편 영화가 이런 내용이었죠.

 

즉, 영웅의 여정은 각 사건을 중심으로 다루어집니다. 이 글또한 비슷합니다. 이 글의 서사는 상실과 추구의 서사입니다. 있다-없다-있다로 이어지는 서사죠. 그 있다-없다-있다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하여 발생하고요.

 

또한 사구메와 세이자라는 두 영웅이 등장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스신화에서 영웅은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습니다. 헤라클레스와 아킬레우스는 신의 아들들이죠. 세이자도 신의 딸이고요. 신묘마루가 손을 내밀어도 흥 나는 친구따위 필요없엉 하고 츤츤대는 세이자가 우리가 생각하는 그 통념상의 영웅인진 잘 모르겠지만 프로타고니스트는 맞으니까 대충 영웅이라고 해줍시다.

 

시점이 세이자의 시점이 아니라 사구메의 시점이기에 세이자 영웅담, 즉 세이자가 무엇을 어떻게 했다고 정확히 나오지는 않지만, 우리의 배경지식은 세이자가 일으킨 이변, 이후 행적들을 휘침성과 탄아마를 통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사구메 또한 그렇다고 치면 되겠죠.

 

그러한 상실과 추구와 새로운 회복, 그리고 암시되는 이별과 재회의 서사가 매우 탄탄합니다. 아주 잘 읽었습니다. 이거 쓴다고 전공책 꺼낼 줄 몰랐어요.

 

또한 그러한 이별과 재회를 사구메의 입을 통해서 녹여내는 묘사가 정말 좋았습니다. 영웅이란 본디 특별한 능력을 지니는 법입니다. 그것이 소소하거나 이상한 능력이라도 말이지요.

 

그렇기에 영웅에게는 고뇌와 책임이 따릅니다. 이걸 아주 잘 집어낸 시리즈가 엔드게임까지의 마블 시리즈고, 호평을 받은 이유 또한 그런 영웅담, 그리고 신화적 내러티브들을 잘 녹여냈기에 그런 것입니다. 클리셰에는 클리셰가 된 이유가 있고, 정도가 정도로 불리는 것엔 이유가 있습니다.

 

사구메가 가진 능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러한 고뇌와 책임이 글의 주요한 사건이 되고, 이를 사구메와 세이자의 대회로 풀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진심이 입으로 나오는 것인가, 아니면 반대되는 말이 입으로 나오는 것인가. 마음과 입에서 나오는 명제의 관계는 그냥 명제인가 역인가 이인가 대우인가. 그건 순전히 읽는 이들의 마음입니다.

 

작중에서 사구메와 세이자는 부녀로서의 정이 이어졌고, 앞으로도 이어진다고 묘사되어있기에 저 또한 둘의 정이 이어진다고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레포트 쓰듯이 빠르게 써내서 놓친 파트가 많을것같은데 일단 이정도로 끝낼게요

 
3. 환상을 그리며
 

아무래도 헬누나가 정말 진심으로 개빡쳐서 달을 조사버린 것 같습니다. 아니면 헬누나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개빡쳐서 달을 조사버린 거거나요. 적이 한둘이어야죠.

 

일단, 가장 먼저 생각난것부터 말해보겠습니다. 스이카가 마신 술이 사케도 아니고 소주라는 것이 상당히 토속적입니다. 소주라는건 정말로, 정말로 토속적인 소재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밤문화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나올법한 것들 중 하나입니다.

 

왜 소주인가? 왜 한국 술인가? 환상향이 망하고 나서 한국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겠죠. 소주라는 술은 서민의 상징이면서도 독하고 취하려고 먹는 술의 상징이죠. 송창식이 고래사냥 부를 때부터 그랬어요.

 

엄마가 술자리에서 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엄마가 저만할때 엄마랑 엄마 친구들은 독립해서 사느라 돈이 없었대요. 그래서 술이 궁할때 마신 것은 제일 싼 막걸리였다고 합니다. 왜 소주가 아닌가요? 하니까 소주는 독해서 못 마셨다고 했어요. 그런 술인 거죠. 청춘이 발을 들일 수 있을 정도로는 독하지만, 정말 딱 들이댈 수 있을 만한 정도로 독한 술,

 

아야도 스이카도 그 소주를 마십니다.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가득 슬픔뿐이에요.

 

환상향의 대표적인 테마는 '소녀'입니다. 로딩 문구가 소녀기도중 아닙니까. 소녀는 곧 청춘이죠. 환상향은 어린 기억, 지금은 어른이 된 사람들이 어릴 적 기억, 그 소년소녀와 청춘의 기억이 한데 모여서 완성된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이 환상이 되어버리기에 환상향은 그런 것으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다들 소녀고, 다들 나이를 얼마나 먹었든 마음 속으론 어린 거에요.

 

아야가 여관에서 일하고, 화대를 받는다고 했죠. 아야는 기자에서 몸 파는 사람으로 전락한 거에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상거래 중 하나가 바로 매춘이에요. 그런데, 아무도 매춘에 대해서 떳떳이 이야기하거나, 밝히고 다니지 않아요. 어쨰서인진 읽는 여러분도 잘 알 거라 생각합니다. 매춘은 어른의 사정이고, 어른의 장사인 겁니다.

 

청년기는 그렇게 아무도 생각 못했을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끝을 맞았고, 소녀는 그렇게 어른이 된 겁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요. 아빠가 imf때 쓰러진 할아버지 대신 집안의 가장이 된 것 처럼 말입니다.

 

또다른 소재인 돈도, 소주도, 결국 어른의 상징입니다. 준도 화영총인가 풍신록인가 엔딩에서 레이무가 술마시는건 환상향이라 그런 거니까 술은 성인 되고 마시라고 직접 언급했었죠.

 

그런데, 그렇게 어른이 된 레이무도, 스이카도, 결국은 환상에서 비롯된 존재고, 환상향의 사람인 거에요. 내면의 소녀가 아직 있었고, 그들은 아직도 소녀였습니다. 아야는 둘 안에 내재한 소녀를 보고 자신의 안에 내재한 소녀가 다시 맥동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나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직 안에도 소녀가 있다.

 

이건, 이건 제 생각엔 인간의 본성이에요. 이무석 교수님의 마음이라는 저서에 보면은 인간의 마음에는 아이가 있대요. 아무리 어른이고, 아무리 지위가 있었어도, 인간은 그 내면의 아이에게 컨트롤을 받는대요. 교수님이 한 기업의 부장, 등교거부 청소년, 쇼윈도 부부 등 정신적 상담을 요청해왔었던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그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내면의 아이는 어릴적의 기억이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어릴적의 트라우마, 억압을 전부 기억하고 있는 아이고, 그것을 자극당할 때마다 상처에 진물이 나서 마음까지 그 진물이 스민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아이를 보듬어줘야 한다고 합니다.

 

레이무랑 스이카는 아이를 보듬고 있는 거에요. 소녀 시절에 생긴 트라우마랑 억압, 아직도 생생한 그것들을 덮어두지 않고 보듬어주고 있습니다. 아야는 그렇지 못했지만, 이제 그러려고 하는 거죠. 기사를 쓰는 행위를 통해서요.

 

그 기사도 결국 일기로 전락할지도 모르고, 아무도 읽지 않는 공허한 메아리로 전락할지도 몰라요. 이게 어찌보면 정말로 슬프고 씁쓸한 결말일지도 몰라요. 어른의 세상에서 소녀로 남는다니. 낭만은 밥 안 먹여줍니다.

 

그런데, 낭만이 왜 낭만인지 알아요? 낭만은 그냥 머릿속이 꽃밭인 것과는 달라요. 낭만이라는 것은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꽃밭을 추구하기에 낭만인 겁니다. 지금 주변에 공장이 가득하고 매연과 배기가스가 가득하지만 난 꽃을 키울거다. 그게 낭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낭만이라는 것은 현실을 알고 있어야 가질 수 있는 거에요. 

 

레이무도, 스이카도, 아야도, 낭만의 길을 걷는 결말 아닙니까. 그게 사람 다니는 길이겠습니까. 정말 지독하고, 드럽고, 이 갈리는 길일 거에요. 하지만, 그렇기에 그 셋은 그 길을 걸어야만 하고, 걷고 싶어하는 겁니다. 전 그 셋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

후기에 보면 그리다의 의미를 "그리다4: 상상하거나 회상하다" 라고 하지만 전 그리다가 중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그리워하다라고 쓰이는 그리다. 네이버사전피셜로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간절히 생각하다. 그 의미도 있고, 또한 연필, 붓 따위로 사물의 모양을 그와 닮게 선이나 생각으로 나타내다. 전 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셋은 환상에서 현실로 떨어졌지만, 셋이 사는 삶은 환상의 연장선입니다. 사라진 환상향이지만 그런 환상향의 연장선을 본인들 손으로 그려나가는 거죠. 정말 좋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쓰잘데기없는 거긴 한데 유카리가 있었으면 지령전 레이무 멤버 완성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량 짧은 순으로 몇개만 새벽에 더 쓰려고 했는데 글이 마음에 들어서 너무 길게 써버렸네요.

4. 최후의 상주

뭔가 이 글도 상당히 토속적인 느낌입니다. 일본의 겐소쿄 실향민 모임이라기보단 좀 한국의 환상향 향우회같은 느낌이 들어요. 중간중간 그런 느낌을 들게하는 어휘가 있습니다. 소도라는 어휘도 그렇고요. 상중에 한쪽에 쭈그려 누워서 연속극을 본다거나 하는 느낌도 그렇고 삼일장을 치르는 것도 그렇습니다.
환상향이 소멸하고, 신도 요괴도 익사하거나 그냥 소멸하거나 하는 사태가 있긴 했지만 이 이야기는 역시 모코우의 수명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정말 많이 사용된 플롯이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죠. 삶과 죽음은 우리의 본능 단위로 새겨진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닙니까.
상실이라는 것은 슬픔과 직결되기 마련입니다. 지갑에 있던 만원짜리가 사라져도 "아니씨발나의만원이!!!" 가 절로 나오는데 사람의 죽음은 오죽하겠습니까. 그래서 상당히 격하게 그 슬픔을 다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달라요. 이 작품은 이를 으드득 갈면서 슬픔을 참고 삼키는 것도 아닙니다. 그 갈아버릴 이 조차도 이미 사라진 느낌이에요.
일본 장례식 절차는 제가 일본에서 상을 당한 적이 없어서 모르고, 또 앞서 토속적인 느낌이 난다고 한 것도 있으니 한국 기준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장례식은 상당히 분주하고 바쁩니다. 정말로요. 상을 당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장례식은 마음만큼 몸도 힘듭니다.
찾아오는 손님들 맞이할 준비도 해야 하고, 일어나면 손님맞이도 아침부터 밤까지 해야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절도 해야 하고, 음복도 하고, 염하는것도 보고, 염한 그 날에도 밤까지 손님맞이하고, 다음날 아침에 마지막으로 절 또 하고, 이제 입관한 관을 가져다가 운구차에 다같이 싣고, 상주가 영정사진을 계속 들고 맨 앞에 선 뒤 유가족끼리 다같이 따르고, 관에 흙도 다같이 뿌리고, 그리고 노잣돈도 남겨주고 나면 그제서야 끝이 납니다.
외할머니가 장례가 이렇게나 힘들고 복잡한건 이렇게 해야 몸의 고단함으로나마 마음의 고단함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문상객들도 고인을 맞는것뿐만이 아니라 유족의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고, 노잣돈도 묘지에서 일하는 분들 수고비로 주는 것이다 했어요.
모코우랑 환상향 사람들은 어떤가요. 위에서 말한 저것들중 모코우랑 환상향 사람들이 할 수 있었던 것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까. 아니면 정신적 고통을 덜기 위해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었습니까. 바닥에 누워서 연속극 보는 호호할머니들이 절하면서 코스즈를 보내줄 기운은 남아 있었겠습니까. 연속극으로 애써 삭이는것밖에 할 수 있는것 말고 뭘 할수가 있었겠습니까.
코스즈는 묻힐 땅이 없었어요. 묻힐 돈도 없습니다. 또 묻힌 뒤 낼 관리비도 없습니다. 그 돈 내줄 사람도 없습니다. 그래서 화장한거죠. 매장할 돈도 없는데 노잣돈은 또 사치 아닙니까. 참. 참 기구한 이야기죠. 이렇게 기구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요.
그리고 그 기구함은 지금까지 반복되어왔고, 앞으로도 반복되겠지만, 얼마 안가서 끝나고, 곧 적막으로 바뀌겠죠. 그 적막에 대한 은은한 암시가 이 작품이 지닌 수명물로서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본가로 가는길에 핸드폰으로 써서 정신없거나 두서없거나 오탈자가 있을것 같네요.

 

5.토끼, 토끼

 

일단 글을 읽자마자 들어오는 단어 예비군. 예비군!!!! 듣기만 해도 눈살이 찌뿌려지는 그 이름. 우리 우동게는 불쌍하게도 나라의 부름을 받아서 똥같은 밥과 국을 쳐먹고 m16을 쏘러 가게 되었습니다.
테위는 그런 우동게를 데려다주려고 참 당돌하고 용감하게도 우주로 나갑니다. 하긴 단순히 사리기만 사리고 강단없었으면 그 길고긴 토끼 짬밥을 먹지도 못했어요. 이번에는 그 강단으로 인해 자칫하면 우주 미아가 될 뻔했지만요. 에이린이 로켓을 하나 해먹고 맙니다. 연구만 하지 말고 카구야랑 같이 ksp를 했더라면 그런 일이 없었을텐데 말입니다.
저는 사실 달의 주민들이 테위를 위협으로 간주한 건줄 알았습니다. 그야 감주전때 그 난리가 났는데 이후로 지상 출신이 달에 혈혈단신으로 온대요. 근데 그 지상의 요괴는 에이린과 한패인데 짬밥은 또 오지게 먹었대요. 짬밥만 따지면 거의 유카리랑 동급이거나 그 이상인 친구를 에이린이 파견을 했다? 오우 쉣. 착각물 쓰기 정말 좋죠. 달토끼 하나땀시 이사단이 나다니 싶어서 좀 머리에 쥐가 났을겁니다.
근데 이제 아닌거죠. 사실 화성인의 소행인 겁니다. 그 미코+메타몽같은 친구가 지상인이랑 마주했으면 그렇게 큰일은 안났겠지만 만난 존재가 월인이라서 이 사단이 난겁니다. 보면은 아무래도 화성인이 이제 내비두면은 헤카티아마냥 존나짱짱센 존재가 되고 월인이 이제 그러다가 저그마냥 저 화성인 밑에서 하나로 이어지는 그런 그림이 그려질것 같아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또 아무튼 상아랑 윗대가리들이 지 기득권 잃는게 싫어서 또 난리를 쳤단걸로 보입니다. 하여간 월인놈들은 더러우면 더러워서 난리고 너무 순수해지면 너무 순수해져서 난리인게 하는 짓거리는 좆간과 다를바가 없군요. 그래서 뒤에 인자가 붙는건지.
아무튼 불쌍하게도 하필 만난게 사구메라서 화성인은 카운터를 맞은 모양입니다. 사구메가 존나 순수한게 눈앞에 나타난 걸 보고 와 난 순수한게 좋아를 말로해버리면 사구메의 능력땀시 화성인이 아닌데??? 안순수해질건데??? 하고 역변을 했겠죠.
그 와중에 테위가 욕망하고 바란게 당근 주스랑 우동게입니다. 당근주스랑 우동게의 공통점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먹는거란 겁니다. 극한의 생존본능이 발휘되는 상황에서 제일 왕성해지는 욕구는 성욕이라는데 테위는 우동게가 먹고싶어서 아주 근질근질했나봅니다.
그리고 은은한 테루모코가 눈에 띄네요. 카구야가 평상시에 오홍홍 모코우 넌내꺼양 하고 다니지 않았으면 테위가 모코우를 카구야의 소유물로 인식하지도 않았을거고 모코우를 ntr당하지도 않았겠죠? 그래서 밀당의 당기기가 중요한겁니다.
카구야가 적당한 타이밍에 모코우한테 오이 오마에 아따시노 모노가 나레 했으면 모코우가 어멋 저 온나 뭐래는거야 하고 츤츤대면서 허인우 써서 카구야를 또 피묻은 우동반죽으로 만들었겠죠? 그러다가 카구야가 밤마다 떠오르고 결국 결투하러 간날에 ♡탄막♡대결♡ 도 하고 으흐흐
잡설이 길었네요. 아무튼 일상물의 개그에피같은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6. 나다운 방식으로

 

자. 후토의 캐릭터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올곧다는 겁니다. 나쁘게 말하면 외골수라고도 할 수 있겠죠. 후토는 어떤 의미로든 단도직입적이고 올곧습니다.

그리고 이치린은 좀 유도리가 있는 친구죠. 스님인데도 쇼랑 무라사랑 같이 술마시고 고기파티 열고 할만큼 좀 유도리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후토는 도교고, 이치린은 불교죠. 종교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는 반대에요. 불교는 여러가지 금지하는게 많고, 염불 외워야하고 그런데, 도교는 그래도 좀 허용되는 게 많고 나름 자유로운 분위기죠. 세이가부터가 그 모양인데.

 

우선 그 점이 둘의 차이를 두드러지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것은 어울릴 때 케미가 잘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레이마리도 재능충에 존나쿨한 레이무랑 노력충에 붙임성 좋은 마리사의 케미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 케미의 발단이자 해결이 되는 소재는 탄막놀이입니다. 이치린은 탄막놀이를 하다가 가불기를 써 버립니다. 똥퍼의 4면 이후 모든 보스가 노말부터 밥먹듯이 쓰는게 가불기인데 죄책감을 느끼는 걸 보면 이치린은 역시 스님이 맞습니다. 구문구수에서 아큐가 디스안한 이유가 있어요.

 

아무튼 앞에서 말한 일로 인해서 이치린은 반쯤 도피성으로 수행을 하게 되죠. 도피성 수행으로 득도한 히지리가 후 너는 이런거 하지마라 해서 이치린이 깨닫고 다시 후토랑 한판 뜨게 됩니다.

 

저기서 후토가 하는 말이 참 울림이 있어요. 자네는 오롯이 자네만으로 대단하고 자네의 능력은 자네의 힘으로 얻은 것이니 그것 또한 대단하지 않은가? 후토의 올곧음이 피크를 찍습니다. 후토는 자기가 가불기를 당한 것도 모릅니다. 당연히 안 썼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여기서 후토에게 있어서 이치린이 어떤 존재인지가 나옵니다. 존나 불태우고 싶은 절 출신이고, 스님인 주제에 술퍼마시고 고기도 잘만먹으면서 "캬 안창살 육즙이 줄줄흐른다"는 하지만, 반칙은 안 할 양반이다 그거죠.

 

그러니까 마음에 두고 그러니까 눈 앞에 아른거리는 겁니다. 늘 올곧은 후토는 그 이치린의 유도리가 신기한 거에요. 분명 겹치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게 맞을텐데 어떻게 보면 자신과 또 비슷한 것 같거든요. 자신을 관철하는 것이.

 

이치린은 또 어떻습니까. 이치린에게 있어서 후토는 맨날 절 태우러 오고, 그르르 나는 요괴가 정말 싫도다 그르르르 하고, 맨날 니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시전하고 맞짱까러 오는 작자에요.

 

근데 또 후토에게 끌립니다. 왜? 후토에겐 자신에게 없는 올곧음이 있으니까. 그 고지식함에 고개가 돌려지고, 그 바보같을 정도로 자신이 스스로 정한 정도만을 걸으려는 모습이 눈에 밟히니까.

 

둘 다 실천하는 방법은 다를지언정 자신에게 있어서 확고한 신념이 있고,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대립을 하나 서로간의 공통분모가 있음을 느끼는 겁니다. 말만 들어도 맛있지 않아요?

 

태자님 피셜로 그런 나름대로의 동지가 떠날라고 한다니까 무서운 거죠. 이치린도 이치린대로 반칙을 했으니까 죄책감이 있죠. 그런 감정의 첨탑이 해소되는 클라이맥스가 정말 좋았습니다. 왜 감정의 마천루라고 안했냐면, 감정의 마천루를 언급하면 성덕전설도 언급을 해야하는데 제가 성덕전설을 끼워넣을 말재간이 안 되므로...

 

그리고 히지리랑 미코 둘의 이야기는 그냥 별개로 또 나중에 이어지면 좋을 것 같긴 한데 작가분의 코멘트로 보면 꼭 그럴 것 같지는 않네요.

 

아니근데 그냥 그거랑은 별개로 성련선이 너무 빡세요 이치린아 왜 성련선에선 운잔써서 잔기를 하나씩은 꼭 털어가니?

 

​어 아니 이제 4면 필드전 무라사 5면 필드전 쇼우 그냥 히지리 남은게 다 고난인데 그냥 다른애들처럼 어 미령이나 니토리처럼 좀 봄 몇개로 프리패스 시켜주면 좀좋아? 어째서 두들겨패는거야?

 
7. 나의 그리움 

탈영병. 레이센이 탈영병이라는 사실은 스스로도 꽤 신경쓰고 있는 사실이죠. 영희눈나가 대놓고 "업보에서 도망만 치면 지옥간다. 지옥에서 뒤지게 힘든 심판 받기전에 현세에서 심판 받고 죄를 마주해라." 하고 말할 만큼요.

그런 달토끼 탈영병 레이센에서 신분도 사는 것도 바뀐 지상토끼 레이센으로서의 성장?담입니다. 죄의식에서 벗어나고 스스로를 마주하는 이야기죠. 싸우는 적들은 감주전의 적이지만 가장 큰 적은 스스로입니다.

전쟁. 먼 이야기 아닙니다. 우리 이야기입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에요. 할아버지는 전쟁통에 부사관이었고, 할머니는 전쟁에서 폭격으로 다리 한쪽에 큰 화상을 입었어요. 그리고 우리가 소중한 20대의 한창을 시궁창에 버리고 그것도 모잘라 예비군에도 끌려가서 똥같은 국과 밥을 쳐먹어야 하는 이유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도 공감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월인들의 명분에 토끼들이 얼마나 공감을 하고, 얼마나 동기부여가 되겠습니까? 전장으로 가면 90퍼센트로 뒤짐 vs 총구를 뒤로 돌리면 100퍼센트로 뒤짐인데 100퍼센트로 뒤지기 싫어서 90퍼센트로 뒤짐을 택하는 거죠. 뒤지기 싫다? 그럼 튀는 겁니다.

 

마음이라는 건 참 모순적인 면모가 있어서 자신의 곁에 있으면 나쁜 점이 떠오르고 곁에 없으면 좋은 점이 막 떠올라요. 이제 그렇게 우동게도 달을 그리워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우동게가 그런 마음을 달에 다시 한번 도착하면서 마지막으로 불태우는 동시에 지워버리는 걸로 보였습니다. 여기서 승화라는 주제가 보이기도 해요. 이제 달에서 짬밥 좀 많이 먹은 사구메를 만나니까 뺑이 신나게 쳤던 추억이 떠오르고, 순호한테 가니까 아오 내가 여기서 이딴 무서운 새끼랑 맞짱을 까야한다니 싶은 거에요.

 

그치만 이제 향수고 나발이고 거의 다 몸에서 빠지긴 했지만 마지막에는 그래도 해줄 수 있는 게 순호를 이기는 거니까, 그리고 또 순호를 이겨야지 그 지옥같은 감전무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싸웁니다. 순호랑 싸우고, 순호보다 더 강한 적인 자신과 싸웁니다.

 

다행히도 감전무결 클리어를 했기 때문에 우동게는 에이린의 마중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레거시 모드였으면 으흑흑 약도 안먹고 뻐팅겼는데 돌아가면 뒤지겠구나 하면서 노숙을 했을텐데.

 

아무튼 그렇게 우동게는 탈영병 동료도 늘고, 사부님한테 칭찬도 받고, 그 거지같은 감전무결의 굴레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답니다. 오예. 해피엔딩 최고.

 

리뷰를 하면서 퀄이나 오류같은것을 지적하기보다는 그런 것과는 별개로 제가 느낀점과 이야기하고 싶은걸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 그게 대회의 취지랑도 맞는 것 같고요.

 
 
8.솔직히… 테루모코가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게 무슨 소리니 상붕아.

아무튼 카구야랑 모코우가 ♡탄막♡놀이♡를 신나게 하고 카구야가 모코우에게 고백을 하는 글입니다. 순애보 카구야 좋아요.

 

보통 카구야가 바람둥이나 사람 마음따윈 모르는 여우(야쿠모란아님)로만 나오는데 그런 이미지를 잘 비틀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외모가 뛰어나지만, 외모와는 별개로 언제까지고 날 봐줄 로맨티스트 어디 없나 하고 진실한 사랑을 찾던 거잖아요.

 

그... 봉래의 약을 먹고 사랑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는 상아는 정작 남편이란 작자가 순호가 사랑하던 자식을 죽이고 헬누나가 사랑하던 남편도 죽여서 그렇게 이를 갈게 만드... 아닙니다.

 

아무튼 뭔가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그 고백에 대한 모코우의 반응이라거나, 그 이후에 그 고백을 들은 모코우랑 카구야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반응 같은 것들 말이에요. 여기 묘사로 보면 모코우는 사랑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 쑥맥일 것 같거든요.

 

모코우 혹은 카구야가 무승부라고 끝을 낸 것도 좀 뭔가뭔가죠. 모코우가 1대1이라고 말한 게 맞다고 한 건지, 아니면 그렇게 쫀심쎄고 콧대높은 카구야가 사랑에 못이기고 먼저 들어온 시점에서 카구야가 한방 먹은거나 진배없으니 2대2로 무승부라는 건지. 둘 다 말하는 화자마다 느낌이 다르겠죠.

 

에이린이 봉래의 약을 먹었다고 영야초에서 확답까지 하진 않았지만 아무튼 먹은 것 같으니까 에이린의 반응도 궁금하네요. 지옥의 삼각관계가 시작될지 아니면 와보셋이 될지도 흥미롭지 않겠습니까. 안타깝게도 카구야는 에링을 사랑하진 않는 듯 보이지만요.

 

그리고 카구야식 프로포즈가 ♡탄막♡놀이♡ 이후 "모코우. 니 앞에 있는 봉래인이 니가 좋대." 하고 상여자식 고백을 하는 거라면 모코우식 프로포즈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9. 마계의 모두와 함께

 

참가작들 중에서 유일한? 구작 이야기입니다.

 

괴기담 엑스트라는 엔딩이 캐릭터마다 따로 있죠. 그래서 앨리스는 아주 쓴맛을 봤습니다. 레이무랑 미마 밑에서 뺑이치고, 마리사한테 기껏 쓴 책들 다 긴빠이당하고, 유카한테 스토킹 당했어요.

 

앨리스는 그 영향으로 뭔가 나름대로의 쿨병에 걸리기 시작한것 같습니다. 앨리스는 츤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그게 본인이 최대한 쿨하게 보이려고 노력해서 츤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요.

 

쿨하게 보이려고 한다는게, 예를 들자면 요요몽 때 앨리스가 도시파 이야기도 하고 또 너는 두 색이지만 나는 칠색의 인형사니 내 힘의 2할 어쩌고도 안된다고 했던게 기억이 나요.

 

갑자기 웬 2할? 설마 2/7로 나눠가지고 말하는건가 해가지고 계산기를 돌려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과인 니토리도 그런식으로 말 안하겠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너랑 놀아주는 사람이 마리사밖에 없지!!!! 하고 속으로 소리친 기억이 납니다.

 

쿨해보이려고 하는데 그렇게 될수록 쿨해보이지가 못하게 되잖아요. 진짜 쿨한 레이무는 "야 니가 이변의 주동자야? 맞아야겠지?" 하고 시원시원한데 말입니다.

 

신키는 마망인 만큼 앨리스의 그런 점을 전부 이해해줍니다. 앨리스가 사람에서 요괴가 되었다는 설정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신키가 마족만 창조하다가 맨 처음 창조해낸 인간이 앨리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을 했냐면, 작중에서 사람이라는 어휘가 계속.나와요. 신키가 앨리스보고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씁니다.

 

마계가 환상향보다 여러모로 발전한 장소고, 앨리스에게 있어서는 고향과 같은 장소지만, 앨리스는 결국 사람이었던 몸이죠. 마계는 마족 사는 동네고요. 그랬다가 다른 애들 보고 사식사충의 마법을 익히고 마법사가 된 거라고 생각해요. 이 글의 묘사로 미뤄보면 말이죠.

 

그렇게 큰 꿈을 가지고 어 이제 마법사도 됐으니 레이무도 이기고 마리사한테 긴빠이당한 책도 돌려받고 어 친구도 사귀고 다해야지 했는데 어떻게 되었나요. 마음먹고 환상향에 간 앨리스에게 돌아온 것은 앨단이랑 지령전에서 썼던 음양옥뿐입니다. 서글프기 짝이 없군요.

 

아무튼 신키는 그런것도 마망이기에 다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커가면서 결국 엄마아빠도 사람이고, 전지전능하지 못한 존재라는것을 깨달아가지만, 나름 짬좀 먹은 히지리도 대놓고 샤라웃해주는 신키면 거의 전지전능이라고 봐도 되겠죠.

 

이제 앨리스는 그렇게 본가로 돌아와서 힐링을 받는 이야기입니다. 뭔가 이미 풍파를 다 겪어본 누군가가 북돋아주는 분위기가 노라조의 형이 생각나기도 하네요. 더 울어라 젊은 인생아~ 져도 괜찮아~ 무녀한테 뚜까맞으면 어때~

 

10.곽청아

 

피단. 피딴문답이라고 아주 유명한 수필의 그 피딴 맞습니다. 피딴 문답에서 한 구절을 인용해봅시다. "썩기 직전이 맛이 좋다는 게, 뭔가 인생하고도 상관있는 얘기 같지 않아?"

 

아무래도 세이가는 그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듯 보입니다. 요시카 보고 썩은게 귀엽지 않나요? 하는 것도 그렇고요. 요시카가 완전히 망가진 시체라면 움직이지도 못하거나 아예 뼈만 남아있거나 그렇겠죠? 그런데 요시카가 또 그렇게 쌩쌩한 것도 아닙니다. 뭔가 애매해요.

 

세이가는 그런 걸 보고 마음에 들어하는 듯 보입니다. 여기에서의 묘사를 보면 한 존재가 파멸하기 직전의 회광반조? 유리에 금이 잔뜩 가있지만 깨지지는 않은 그런 상태? 그런 것들을 마음에 들어하는 거겠죠. 한계의 한계까지 몰린.

 

아무튼 후토와 요시카의 증언을 교차검증해보자면 세이가는 낄낄 다 귀여운 시체나 되거라 하고 다 죽이고다닌건 아닐 겁니다. 그러면 위에서 말한 그걸 못 봐요! 그러면 유리는 깨지고 회광반조고 핫토리한조고 보여줄 틈도 없이 죄 골로 갈거거든요.

 

세이가가 선행을 한 건 맞습니다. 도교에도 충실할 거고, 도교의 가르침에도 충실하게 따랐을 겁니다. 이 점을 보니 다른 동네에서 생각나는 친구가 하나 있네요. 코토미네 키레이라고 있어요. 페이트 제로 안 본분은 좀 있어도 유열이란 말은 다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 친구의 유열 타령이 이제 몇년을 넘어가서 거의 오타쿠계의 고유명사로 정착을 하기 시작했는데, 씹덕계에서는 거의 강희자전인 나무위키를 보자면 유열은 남들을 괴롭히면서 느끼는 기쁨을 뜻합니다.

 

그런데, 이히히 유열 좋아 다뒤져라 할것같은 그 키레이라는 친구또한 놀랍게도 자기 믿는 기독교의 가르침을 잘 따릅니다. 신앙심이 투철해요. 참 모순적이지 않나요? 자기 종교의 가르침은 잘만 따르고 신앙심도 투철하면서 지 신나겠다고 가정파탄내고 별지랄 다하는게 말입니다.

 

금요일이라는 웹툰에 카르마라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반전이 중요한 웹툰이라 스포긴 한데, 이미 봤을 사람은 다 봤을만큼 오래 전 웹툰이니 이야기를 해보자면, 정말 무슨 일에도 굴하지 않고 선행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선행을 왜 하냐고 주인공이 묻는데, 그 사람이 주인공을 죽일라고 그럽니다. 그 이유가 참 걸작이에요. 내 진정한 즐거움인 살인을 할 때, 그 수많은 선행으로 이 살인이라는 악행이 상쇄된다고요.

 

그래서 세이가는 뒤지기 직전인 사람들을 데려다가 치료를 해준 겁니다. 후토랑 요시카 말은 둘다 맞습니다. 후토는 인체실험을 했다고 하고, 요시카는 치료를 해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작용으로 뒤진 사람이 없느냐? 하면 있고, 그래서 치료된 사람이 없느냐? 하면 있습니다. 모순되었는데, 둘 다 말이 돼요. 그게 이 소설 속 곽청아입니다.

 

그 모순의 종합체가 바로 세이가가 만든 피딴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이가라는 인물이 지닌 모순과 세이가라는 인물의 욕망을 보여주는 거죠. 죽이고 싶지는 않지만 뒤지기 직전인 모습은 보고 싶어!

 

태자가 그런 모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죠. 태자는 욕망끼리는 모순되는 점이 있고, 욕망을 가지고 있는 존재 또한 그 안에도 모순되는 점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 자신조차도 말입니다.

 

그래서 둘 다 서로를 보면서 아 이건 좀 싶을때가 좀 있었을 겁니다. 청아는 "와 태자라는 양반이 어 지는 살겠다고 불교전파시키고 지는 나랑 도교를 믿네? 와 아무리 나라도 이건좀." 했을거고 태자도 "와 얘 뭐냐? 그냥? 와 아무리 얘가 내 스승이라도 좀 인성에 문제있나봐." 했을 겁니다.

 

앞에서 말한 피딴. 제가 피딴은 모순의 집합체라고 했죠. 근데 피딴은 그 모순이 승화되어 나온 결과물입니다. 이 이야기는 일부를 떼어다가 청아, 더 나아가서 신령묘팸을 빗댄 우화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피딴은 더없이 아름답고, 추악합니다. 잘 다듬은 석영 같고 천하일미와도 같지만, 아주 썩는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보는 사람마다 달라요. 코가 예민한 사람은 우웩 뭐 저딴게 있어 할 거고, 비주얼에 예민한 사람은 정말 아름답다고 할 겁니다. 물론 그렇게 한쪽만 예민한 사람은 잘 없죠. 태자와 청아도 마찬가지겠죠.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태자와 청아는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것을 잘만 공존시키게 합니다. 그렇게 태자와 청아는 두 가지 모두를 들이키는 겁니다.

 

모순되어있고, 추악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을 모두 매료시키고, 쥐고 있는 자신 또한 구역질이 남을 알면서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존재. 청아가 만들어낸 최고의 피딴은 자신이 내는 후광만큼이나 그림자가 뒤에 드리워진 태자고, 태자가 손에 쥐고 있는 최고의 피딴은 그 앞에 늘어진 그림자만큼 빛나는 욕망을 발하고 있는 청아입니다.

 

태자는 글에서 짧게 나왔는데, 그냥 글에서 태자의 임팩트가 쎼서 그렇게 썼네요. 아니면 신령묘팸중에서 태자가 제일 좋아서 그런 걸지도요.

 

11.당신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당신의 사랑이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이번 글의 메인 토픽이 되는 달리아의 꽃말이죠. 나이 천살은 족히먹었을 유유코가 달리아라는 꽃은 어떻게 알고 또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유카리가 바깥세상에서 좀 돚거해갔나?

 

아무튼 췌몽상 엔딩 이후 요우무가 신나게 칼춤을 추며 "크큭 나의 검이 血(blood)을 원한다 크큭" 하고 다니는 바람에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요우무는 허당끼가 정말 쎕니다. 신령묘 페럴렐 엔딩에서 "전 이제 수련해서 선인이 되고 불로불사가 될거에요!" 합니다. 유유코 앞에서 당당하게. 유유코는 얼마나 웃고 싶었을까요. 유유코가 신나가지고 "우와!!!! 우리 요우무가 선인이 되고 싶대!!!!" 하고 사람들 앞에서 고로시까지 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췌몽상 이후 요기가 폭주해서인지, 아니면 블리치랑 귀멸의칼날을 인상깊게 봐서인지는 몰라도 요우무가 사춘기가 씨게 왔습니다. 그런 사춘기의 요우무를 유유코가 어르고 달래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유유코한테 요우무가 "아 나가! 엄마가 뭘알아!!!" 하듯이 화도 내고, 자기가 뺑이친거 일일이 담아뒀다가 이야기할때 유유코는 나름대로 서운했을 것 같겠지만, 한편으로 되게 뿌듯했을 거에요. 그런 게 또 성장의 증거 아니겠습니까. 옆집 란은 유카리랑 볼꼴 못볼꼴 다 본 사이고 지 사역마까지 다 키우는데 유유코는 그랬던 사이인 요우키가 은퇴했으니까요.

 

요우무는 좀 어벙하죠. fm은 잘 지키는데 fm만 지킵니다. 그래서 이얏 거슬리면 벤다 하다가 염마한테 자기 검이 지닌 힘도 모릅니까 하고 한소리도 듣고요.

 

그랬던 요우무가 이제 fm에서 좀 벗어나는 것 같아 보이니 신났을 거에요. 아이고 우리 요우무가 이제 큰소리도 다 칠줄을 안다. 아이고 우리 요우무 다컸다 싶었을 거에요.

 

꽃꽂이는 그런 과정으로 보입니다. 꽃꽂이가 선머슴의 취미라기엔 좀 그렇고, 젊은이의 취미라기엔 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두 티를 모두 벗어나려는 요우무에게 가르쳐줄 적당한 취미로 선택할 만한 것이 꽃꽂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12. 환상은 한낱 봄꿈

 

유카리는 영원한 17세답게 소녀소녀한 사춘기 갬성에 젖었나 봅니다.

 

영원정 파트가 짤렸다고 했는데, 만약 영원정 파트까지 나왔다면 늙은이들이 한데 모여가지고 내가,,, 칠백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으이그,,,, 하는 모임이 되었을 것 같네요.

 

인간들이 각성해서 요괴들이 물러가거나 사라져갔습니다. 요괴는 인간이 없인 어떻게 버틸 재간이 없었어요. 인간은 요괴가 없어도 잘 사는데 말이지요. 개개인의 힘의 격차나 능력으로 따지면 엄청난 차이가 있지만 집단으로 모이니 그게 역으로 바뀐 겁니다.

 

유카리 정도로 똑똑한 존재면 그걸 이미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휠체어의 신하고 용신하고 짝짜꿍해가지고 환상향을 전부터 기획했던 거겠죠. 그런데 이렇게까지 될 거라곤 생각을 못했나 봅니다.

 

작중에서 서술로 최초의 세슘이 흘러나온 뒤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최초의 세슘이 흘러나온 시기는 2차 세계 대전입니다. 2차대전. 그 이후로 십자가에 있는 성자의 피가 영원히 변했다고 말하죠.

 

오펜하이머가 이렇게 말하기도 했던 걸로 알아요. 한쪽에선 우리가 이런 엄청난 일을 해냈다는 탄성이 들렸고, 한쪽에서 우리는 하늘 아래에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했다는 탄식이 들렸다. 제가 오펜하이머 평전을 읽진 않아서 정확하진 않을 것 같지만요.

 

인류는 이성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믿었지만, 그 이성이 일구어놓은 것은 광기랑 딱히 다른 게 없었어요. 1차대전때 나온 독가스나 참호전같은 정신나간 짓거리는 차치하더라도, 히틀러의 절멸수용소같은게 순전히 감성적으로 이루어졌더라면 국책사업으로까지 갔어도 독일의 국민들이 안 따랐겠죠.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른 근거는 감성적이었을진 몰라도 실행된 근거는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이었던 겁니다. 사람들은 진짜로 그게 옳다고 믿은 거에요.

 

그리고 2차세계대전동안 쌓여온 광기의 완성, 광기의 집대성이 바로 핵폭탄이죠. 완성이야 미국에서 됐겠지만, 우란프로옉트라고 나치에서도 핵개발을 했었어요. 언젠가는 벌어졌을 일인 겁니다.

 

그렇게 진짜 광기가 완성된 후 인류는 진정으로 너도한방 나도한방, 있어보이게 말하자면 상호확증파괴의 시대에 도달하게 됩니다. 상호확증파괴의 두문자가 왜 MAD인지 아세요? 미쳤다라는 뜻의 MAD라는 단어를 미리 가져다 놓고 거기 짜맞춰서 의미를 부여한 겁니다. 이건 미친 짓이다 그거죠.

 

유카리는 그 꼬라지를 보고 현탐이 진하게 온 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양차대전 이전에 인류가 맞이한 것은 더없는 평화와 낭만의 시대였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요괴 종말의 분수령이 되는 시점또한 그 때였을 겁니다.

 

그 이후로 변해가는 세상과, 변화의 물꼬가 언제든지 트일 것만 같은 환상향을 보면서 유카리가 연회를 여는 것은, 그래서 어쩔건데?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내가 씨발 술쳐마시고 꽃구경하는 거 말고 뭘 할 수 있냐고. 좆밥새끼... 하고 스스로 독백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뒤지기 전에 남아 있는 것이 후세에게 물려줄 유산이나 유지라면 끝까지 끌어안겠지만, 뒤지기 전에 남아있는 것이 술과 먹을 것이면 아낀들 뭔 소용이겠습니까? 뒤지기 전에 다 먹고 마셔야죠. 그렇게 오늘도 유카리는 사케 한병을 더 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