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사람을 사랑하다, 가을을 사랑하다. - 필첩 1. “언니, 이번에 인간 마을에서 축제 있는 거 알지?” 인간마을에서 추수를 끝내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날에 동생인 아키 미노리코가 꺼낸 말이었다. “축제? 분명 축제는 여름에 한 거 아니었어?” 이번 여름에 불꽃놀이 축제를 한다길래 동생과 함께 탄막 콘테스트에 나갔었기 때문에 의아한 말이었다. 매년 있는 수확제도 축제라 할 규모는 아니었고. “언니도 참, 여름에 있었던 건 여름 축제고, 오늘 있는 건 수확제를 위시한 가을 축제잖아. 올해는 풍년이기도 하고 여름 축제는 마을에서 연 것이 아니니까 가을축제로 크게 개최한다던데.” 동생의 ‘명색이 신인데 그것도 모르냐?’ 하는 표정에 나는 애써 변명할 수밖에 없었다. “아니, 요즘 산에서 일밖에 하지 않았으니까 마을 상황은 잘 몰랐지. 수확제야 난 참여하지도.. 더보기 무녀의 신앙 - TF141 무녀의 신앙 1. 환상향에 오고 나서 처음 하쿠레이 신사를 들렸을 때,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신사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 놀랐다. 신사건물이나 토리이의 모습이 다르다는게 아니다. 신관은 어디에도 없었고, 홍백색의 무녀가 태평하게 마루에 걸터앉아 아이들이 장난치는 것을 풀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마저도 참배객은 없고, 새전함에는 동전 몇 푼, 나머지는 온갖가지 잡동사니들이 아무렇게나 들어가있었다. "무녀님, 무녀님은 어떤 신을 모시나요?" 잠시동안 침묵이 이어졌고, 홍백 리본의 무녀는 빗자루를 쓸다말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뭔가 생각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게 그렇게까지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나? "이자나기? 이자나미? 대부분의 신사는 태양신인 아마테라스를 모시던데 역시 무녀님도? 음... 그것.. 더보기 유일 신 - 쓸개천냥 새까만 밤이 진작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낮처럼 밝은 호롱등들 밑에서 사람들이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마을 유곽의 중심지. 수많은 술집 이곳저곳을 넘나들며 유흥을 즐기고 있는 부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이질적인 소녀 한 명이 눈에 띈다. 자신의 초췌한 몰골을 이끌고, 최흉최악의 자매 중 언니인 요리가미 시온은 자신의 쌍둥이 동생인 죠온을 찾기 위해 유곽 이리 저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그녀가 온종일 한 끼도 먹지 못한 주린 배를 부여잡으며, 동생을 찾아 헤매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죠온이라면 어떤 방법을 쓰든 간에 자신의 공복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무책임한 믿음 때문이었다. 매번 자신의 동생에게 쓴소리를 듣긴 하지만, 그런데도 꼬박꼬박 챙겨주는 죠온을 보고 있노라면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덤.. 더보기 사관은 논한다 - 초핫 제백이십삼계 정월 인간 사 명 불상사, 이상 식사 끝. 환상향에 특기할 일은 없었다. 이상 토사 끝. 백이십삼계 이월 인간 칠팔 명 불상사. 인원 불확실. 이상 식사 끝. 환상향에 특기할 일은 없었다. 이상 토사 끝. 백이심삼계 삼월 인간 오 명 불상사. 경칩 뒤 현황 보고. 새 인간 이십오 명 입향 조치. 이상 식사 끝. 환상향에 특기할 일은 없었다. 이상 토사 끝. 백이십삼계 사월 인간 오 명 불상사. 새 인간 십이 명 입향 조치. 이상 식사 끝 환상향에 특기할 일은 없었다. 이상 토사 끝. 백이십삼계 오월 인간 육 명 불상사. 새 인간 십 명 입향 조치. 이상 식사 끝. 환상향에 특기할 일은 없었다. 이상 토사 끝 ……. 백이십삼계 팔월 인간 구십구 명 불상사. 새 인간 백 명 입향 조치. 사관은 .. 더보기 sake L께서 강림하셨다 - 나는미쳤다 그는 메시아이자 신이다. 그가 노동요와 이마트라는 두 가지 기적으로 인요들을 모든 고통으로부터 구원하셨다. 그가 눈을 뜨자 그에 눈에 우리의 환상향이 비추어졌다. 그가 인요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자 그가 눈을 한 번 깜빡이는 것으로 환상향에 강림하시니 흉년이 들어 다 말라버린 농작물들이 생기를 되찾아 다시 파릇파릇해지고 병에 걸려 죽어가던 인요들이 병이 순식간에 나아 건강해지고 인간들을 습격하려던 요괴들이 인간을 습격하지 않게 되니 오직 그가 환상향에 강림하신 지 1초만에 일어났던 일이다. 나 레이무는 그때 마을 바깥을 산책하는 중이였다. 그때 내 앞에서 그가 강림하셨다. 나는 우리의 말로는 감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기운을 내뿜는 그를 보자마자 무릎꿇어 기도했다. 그러자 그가 나를 굽어살피시니 자신이.. 더보기 거짓말쟁이 이야기 - 교토대동방학과 1. 키진 세이자는 자신이 약하면서 동시에 악한 요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타인을 속이고 괴롭히는 것을 업으로 삼는 요괴 아마노자쿠, 하지만 통상적으로 약한 존재가 적을 많이 만들어서 좋을 것은 없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약자가 설치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짓밟히고 사라질 뿐이니까. 그렇기에 그녀는 약자만의 생존법을 터득해왔다. 조그만한 기척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흔적을 완벽히 지우며, 항상 이중 삼중으로 도주 계획을 세워 철저히 정면전을 피하는 비열하지만 그녀다운 방법. 오랜 세월 그런 식으로 목숨을 부지해온 세이자는 자신의 생존 전략에 상당한 자신이 있었다. 이 날도 세이자는 여느 때랑 다름없이 자신의 은신처에 눌러앉아 도주용 도구들을 손질하며 환상향을 뒤집을 사악한 계획을 세우.. 더보기 아래쪽이 가벼운 고구마 - 조져버리기 아키 시즈하는 오늘도 화나 있다. 투덜거리며 붉은 물감이 묻은 손으로 땀을 닦아낸다. "아아! 또 물감 닦는 거 깜빡했어!" 손에 물감이 묻어있다는 사실을 깜빡한 채 무의식적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낸 시즈하. 이마에 단풍이 붉게 만개하고 말았다. "우으으..." 집에서 가져올 때만 해도 새하얬었지만, 지금은 붉게 물든 지 오래인 손수건과 손잡이 부분만 새빨개진 손거울을 꺼내 이마에 묻은 물감을 닦는 시즈하. 하지만 제대로 닦이기는커녕 번지기만 하는 이마의 얼룩을 보고 울화통이 터져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아으... 진짜!" 훌쩍이며 손거울과 손수건을 숲속으로 던져버리고는 쓰러지듯 땅바닥에 드러눕는 시즈하. 억울함으로 가득 찬 눈물이 눈 앞을 가려준 덕에 먹구름이 낀 마음속과는 정반대인 구름 한 점.. 더보기 산딸기 - 초록목도리 나는 열대우림 사이에 혼자 서 있다. 소리는 나지 않는다. 나는 주위를 둘러본다. 하늘은 녹색 이파리들에 거의 가려졌다. 가지 사이사이로 빛이 비치지만 달빛은 아니다. 달은 저렇게 크지 않다. 자세히 보려고 해도 나무들이 너무 높이 자라 있다. 이번에는 땅으로 고개를 돌려본다. 바닥에 난 오솔길은 두 사람이 겨우 걸을 만한 너비다. 나는 덩굴을 헤치며 걷는다. 일직선으로 걸은 줄 알았는데 원래 자리에 다시 돌아왔다. 다른 곳보다 나무가 적어 공터 같다는 인상이 든다. 주변보다 약간 밝은 곳에 수풀이 나 있다. 수풀 사이에는 검붉은 점이 알록달록하다. 어떤 열매지? 나는 잔가시를 피해 조심스럽게 손을 뻗는다. 나는 순간 손을 거둔다. 멀리서 울음소리를 들었다. 이곳엔 나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상하.. 더보기 라스트 리모트 - Enma 오래된 녹슨 추억들. 늦은 아침 침대에서 들리던 풍경 같은 소리들. 손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그녀의 따뜻한 향기. “사나에~~이것 봐봐” “이게 뭐여요 신님?” “내가! 사나에 주려고 만들었어 흐헤헤 신이 주는 증표야!” 그녀는 작은 개구리 모양의 브로치를 내게 건네주었다. “감사합니다아..” 꾸벅 “사나에? 왜 그래 맘에 안들어?” 내 울적한 표정을 보고 그녀가 말했다. “실은 아빠가요오... 또 술먹고..엄마 때리고,, 신이 어딨냐구.. 만약 있어도 분명 고약할거라구.. 그랫어요..” “내 눈엔 다 보이는데.. 스와코님도 카나코님도 착한데...그냥 아빠한테도 빨리 모습 보여줘요...네?” 난 칭얼거리며 작은 손으로 그녀의 옷깃을 잡아 흔들어댔다. “사나에” “어떻게 인간이 신을 이해하겠니” 브로치가 .. 더보기 2인자의 욕망 - (49.166) “각하는 절대 2인자를 살려두지 않아.” 누가 이런 말을 했던가? 아무래도 그녀에게 지금은 상관없는 말이다. “내가 1인자가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난데없이, 이 말을 되내긴 소녀는. 손목에 묻은 검은 액체를 대충 닦고서, 황급히 밖에 나갔다. 벌벌 떠는 손으로 황급히 외투를 걸치고 도망치듯 나갔다. 그런데 그것은 그녀 인생의 마지막 외출이 되었다. 그녀의 이름은 키리사메 마리사. 마리사의 마지막 외출이 있기 얼마 전. “소련에서는 2인자의 자리로 살아가는 것은 고달픈 일이라고 하네요.” 마리사는 코스즈의 서점에 방문하게 되었다. 그때. 코스즈는 콧수염의 강렬한 눈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러한 남자의 얼굴이 새겨진 외래서를 읽고 있었다. 마리사는 단순히 마도서를 빌리려 왔기 때문에, 코스즈의 혼잣..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