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핫님의 감평 모음
1. 독심독신(讀心獨身) - 큘라마도마
그야말로 마음을 읽어 박해받은 사토리의 고뇌가 느껴졌습니다. 하기사 모든걸 버리고 지저로 가는게 쉽지는 않지.. 마음을 닫아버린 동생 이야기도 보고싶었는데!
2. 매미는 여름에 생을 다한다 - 셰도우암
泩 - '넘치다'와 '과거'라는 새김이 있더군요. 넘쳐나는 쾌락과 개인적 욕망을 위해 생을 다하고 생을 잊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보도 알 수 있는 색욕. 거스를 수 없지요.
3. 영원의 저주 - 카라니아
바보라도 알 수 있는 봉래인들의 치정싸움. 어차피 시간은 카구야의 것이죠, 카구야의 눈에는 모코우도 어린아이라는 해석이 기억에 남네요. 케이네 불쌍해 ㅠㅠ
4. 키신 사구메의 모순 - Kazador
일단 말하지 못해서 보드마카에다가 기세등등하게 글씨를 적어나가는 사구메가 귀여웠습니다, 그 태도가 컨셉일지 모순일지 그 자체의 애매함일진 며느리도 모르겠네요. 이런 대담 형식 소설 좋아요! 백합도 토핑으로 얹어져있고~
5. 사춘기의 뱀파이어 - Koakuma
소악마는 서큐버스가 맞는거같다 ㄹㅇ.. 당주님 빨랫거리가 늘어나서 사쿠야가 고생할듯 ^~^
6. 덜 지하로부터 - 1.218
제가 헬상향 디스토피아 식성이라 그런지 정말정말 좋았습니다. 역시 결국 환상향도 정치고 지배구조죠. 환상향을 돌리는 톱니바퀴 중 한 부분을 클로즈업해 본 기분입니다. 자신이 중산층이라 되뇌이는 엔딩이 주제를 시사하는 듯합니다.
7. 미래를 보는 기계 - ㅋㅂ
금발의 아이 나빴지만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아서 동정심도 들지만 그래도 나빴어. 레이무한테 잘못은 없었다. 과연 환상향은 어떻게 변할까요?
8. 들고양이 첸의 우울 - 문적문
지금까지 첸의 과거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러고보니 네코마타면 장수한 고양이겠네요. 노회한 고양이의 자부심과 허탈감, 그리고 그를 채워주는 란의 손길.. 좋은 주종관계다 싶어쓰요
9. 한식 - traditionalrock
혼란하는 달토끼의 모습이 잘 드러난 것 같습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는 공포스럽겠지요. 과연 그 '새로운 종교'가 어떻게 될지 귀추가 궁금합니다. 스산하다 스산해
10. 천하제일인 치르노 - ㅁㄴㅇ
이것도 정말 치르노다운 소설이라 좋았습니다. 패배를 인정할 줄 아는 치르노라니, 대견하고 어른스럽다! 울기도 울었겠지만, 앞으로 정진해서 진짜 천하제일이 됐으면 하네요. 굳세어라 치르노.
11. 치르노는 치르노 일까요 - 촉촉한촉수
바로 위 소설과 정반대로, 힘에 대한 욕구에 눈떠서 흑화해버리는 치르노라니, 이건 또 해석이 신선해서 좋았습니다. 마타라님의 술수가 너무 음흉스럽다. 공허하겠네요, 제자가 된 치르노는.
12. 장미 - 잉딱
실존의 의미.. 철학 교양서를 동방으로 풀어내면 이런 느낌일듯하다.. 싶었네요. 심오했습니다. 그래서 몰입감도 좋았습니다. '트라우마의 형상화'라는 주제는 저도 앞으로 사토리(코이시)를 통해 고찰해보고싶네요.
13. Qui, animi vi prope divina - 동프학선언
'야구, 온도계, 신앙'. 자동기술법으로 쓴것마냥 이리튀고 저리튀는 주제인데 이렇게 깔끔하고 간결하게 끝난다는게 무섭고도 부럽습니다. 동방을 정말 사랑하신다는게 글에서 묻어나옵니다. 이런 글을 쓰고싶네요 저도.
14. 비는 무심하게도 - 장기짝
아주 예전에 읽은 팬픽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그 팬픽도 비봉이었고, 음습하며 두렵고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어떠한 주제를 파고들어 끊임없이 몰입하게 하면서도, 중간중간 애틋한 백합이 너무좋아 분위기를 잡게 해주던 소설. 그 맛에 비봉 파는거 아닐까요? 비봉의 정석 그 자체였습니다, 최고입니다.
15. 창천(蒼天) - 비표면작용제
분명 이야기는 와카사기히메를 걷게하기위한 카게로의 순애보인데, 왜 묘한 불안감이 저한텐 떠오를까요. 제가 제대로 파악한게 맞는건지.. 카게로의 의중이 궁금하네요. 얀데레스럽다.
16. 2인자의 욕망 - (49.166)
“야 이, 새끼야. 너 너무 건방져!” 생각해보니까 진짜 환상향이 권력사회면 마리사 포지션은 유신말미 김재규의 그것이랑 비슷한가...? ㅋㅋㅋㅋ 마요이가를 잘 신경쓰고 쿠데타를 일으켰어야지.. 오판이야..
17. 라스트 리모트 - Enma
처음에 읽을땐 색욕에 미쳐버린 스와코인줄 알았는데, 이게 다 큰그림을 위한 포석이었다니.. 재앙신 스와코의 진면목을 오랜만에 느꼈네요. 그걸 또 오롯이 받아준 사나에라는 그릇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18. 산딸기 - 초록목도리
우주에 떠있는 멸종식물 산딸기라, 이것도 참으로 비봉스럽다.. 점점 붕괴해가는, 어쩌면 인간에서 멀어져가는 메리가, 렌코를 위해 진력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맛있네요. 쌉싸래하고도 달콤한 산딸기같은 사랑. 이별을 예감한 프로포즈의 맛일까요.
19. 아래쪽이 가벼운 고구마 - 조져버리기
마지막에 '당연히 이런거 아니겠어?' 하고 능글맞은 표정으로 언니를 쓰러트렸을 미노리코를 상상하니 저도 웃음이 나왔습니다 ㅋㅋㅋㅋ 귀엽네요, 시즈하쨩 노력했는데 결국 죽 쒀서 동생 줬다!
20. 거짓말쟁이 이야기 - 교토대동방학과
정말로, 정말로 동방을 사랑하시는게 느껴진 팬픽 중 하나였습니다. 진짜 세이쟈라면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겠구나. 빼다박은 느낌이었어요. 제가 생각하던 세이쟈의 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현자님들의 기싸움도 기억에 남네요. 능구렁이들이야. 반역이야!
21. sake L께서 강림하셨다 - 나는미쳤다
sake L은 사토리에게 거짓말을 하고 들키지 않는다. sake L은 치르노를 아이비리그 수석입학 시킬 수 있다. sake L은 봉래인을 죽일 수 있다. sake L은 동붕이를 환상들이 시킬 수 있다.
22. 유일 신 - 쓸개천냥
시온이 인성 새하얘.. 본인이 베푼 선의가 낳은 결과를 보고, 얼마나 큰 절망감을 느꼈을까요. 그나마 텐시와 죠온이라는 동반자들이 곁에 있어서 위안입니다. 시온이도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하네요. 이렇게나 착한데.
23. 무녀의 신앙 - TF141
이런 신이 있었던가? 하고 반신반의하면서 읽었습니다 ㅋㅋㅋ 하지만 되게 잘 어울리네요. 어찌보면 '무색무취'했던, 그래서 약간 썰렁했던 신사가, 조금이나마 '사랑빛'으로 차오르지 않았을까요? 조사하길 잘했네요.
24. 색을 칠하는 자 - 조각이
저는 제가 시즈하에 대해 잘 알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뭇잎에 물감을 칠하고 다니는 여신이라니, 아름답잖아요. 근데 그 행위가 한갓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깨달았을때, 시즈하가 느꼈을 상실감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네요. 시즈하가 만족스런 삶을 살아가길 빕니다. 정말 잘 읽었습니다.
25. 루나틱 점쟁이 - 니와타리 쿠타카
안경을 벗으면 미남이 되는 점쟁이와, 코가사의 금단(?)의 사랑이라니 ㅋㅋㅋ 이런 환상향도 필요하죠!! 코가사쟝한테 맞춰주는 점쟁이 너무 좋다.. 이 커플 응원합니다.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26. 불탄 부적 - 미마
앨리스한테 꿀밤때렸다고 현계로 찾아오는 딸바보 신키와, 스승님에 대한 신앙을 간직하고 있던 마리사라, 결국 이변의 원흉은 궁극적으론 레이무 아닌가요? 레이무가 구작결계를 치고있었다!
27. 하얀 연기縁起 - 해권
압도적 문장력, 문장가의 수필과 같은 느낌이네요. 무채색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마계에 봉인된 히지리를 기다리며 자신마저 잊어버린 진실된 무아지경에 빠졌을 본존불은, 천년이란 세월동안 세상을 어떻게 관조해왔을까요. 색깔이 돌아온 세상에서, 이제는 웃으며 살아갔으면 합니다.
28. 육욕 - 물부포도
다른 감평에도 썼듯이, 저는 어딘가 뒤틀린 환상향을 좋아합니다. 시취로 가득한 이런 소설도 좋지요. 거기서 죄책감을 느끼는가 느끼지 않는가에 따라, 등장인물의 '인륜'에 대한 시각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동료의 목숨도 앗아간 후토에게 그런건 안중에도 없겠지요. 잔인해라.
29. 사람을 사랑하다, 가을을 사랑하다. - 필첩
시즈하의 능력은 확실히 미노리코의 그것에 비하면 보잘것없죠. 질투를 느끼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겉돌던 소녀가 공허한 마음속을, 사랑을 통해 채워나간다는 생각이 참 사랑스럽네요. 노래도 잘 들었습니다!!
49.116님의 감평 모음
1. 욕망. "들고양이 첸의 우울" - 문적문
첸이라는 요괴가 어떻게 야쿠모 란의 식신이 되었는지, 그리고 첸이 야쿠모 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식마냥 찰지게 잘 설명했다. 더불어. 란이 첸의 유혹을 시크하게 내치는 부분이 꿀잼이었다.
2. 욕망. "치르노는 치르노일까요" - 촉촉한 촉수.
공식 치르노처럼 답없는 치르노에, 살인이라는 심각한 사건물을 더하니 전개가 재밌었다.
동방천공장을 보고 오면, 부랄을 탁치고 오는 스토리. 근데 두번은 읽어야 내용이 완전 이해감.
3. 혼합주제. "아래쪽이 가벼운 고구마" - 조져버리기.
가볍게 읽기에 재밌는 이야기. 전형적인 동프갤식 팬픽인데, 언니의 질투가 잘 느껴저서 좋았다.
조금 내용을 더 다듬었으면 좋았겠음. 역시 아키 자매는 질투해야 제맛임을 보여준 작품.
4. 신앙. "라스트 리모트" - Enma.
이야... 진짜 재밌게 읽었다. 개인적 순위로는 1.2위를 매기고 싶었다. 근데 스포라서 말은 못하지만,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었음.
근데 그 부분 외에는 뭐 흠 잡을께 없었다. 역시 스와코는 흑막이어야 재밌다? 조우노세 스와코가 왜 꼴리는지 알 것 같은 작품임.
5. 모순. "하얀 연기縁起" - 해권.
pdf 문제가 생겼던 만큼, 하루가 지나서야 봤던 작품. 사실 볼까 말까 하다가, 봤는데. 꽤 내용이 수작이었던 작품.
내가 잘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나즈린이 꽤 귀엽고 멋있었던 작품. 근데 문장을 보기좋게 좀 잘 다듬었으면 좋을듯. 필력은 깔 수 없음.
p.s 아키 자매를 다룬 작품이 생각보다 꽤 많았다. 이외에 나머지 작품들도 수작이었지만, 귀찮아서 ㅇㅇ.
그리고 다들 나보다 잘 써서 우울했음...
보라색메롱우산님의 감평 - 불탄 부적
[1] 줄거리
1. 마리사의 집이 불타 없어졌다.
2. 뭔가 심상치 않다 느낀 마리사는 레이무를 뒤따라간다.
3. 레이무는 그곳에서 미마를 찾던 신키를 만나게 된다.
4. 레이무는 신키가 흑막 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고
신키와 미마의 다툼으로 생긴 해프닝이었다.
5. 이윽고 미마는 상처를 입은 채 발견 되었다.
6. 악령이었던 미마를 퇴치하기 위해 레이무가 손을 써두었던 것이었다.
[2] 주인공
이 소설의 주인공은 마리사다.
마리사는 작품에서 한 건 없고 집만 홀라당 타버린 피해자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져버렸다고나 할까
우리의 눈은 마리사가 되어 사건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마리사의 생각(고뇌)이 들어가 있지 않아 내용이 가벼워졌지만
이동 카메라처럼도 느껴졌다.
(그 있잖아? 마리오 N64에 나오는 구름 탄 카메라 거북이)
아쉬운 점
동방프로젝트 팬픽이지만 미마와 신키는 구작 캐릭터이다. 알고 있던 사람들은 상관없었겠지만 마리사와 미마의 관계는 사제, 신키는 앨리스와 부녀 지간이란 관계가 명시된 설명이 있었다면 그들의 행동에 좀 더 설득력을 가지지 않을 까란 생각이 들었다.
(레이무가 미리 손을 써뒀구나 하는 점은 알았지만) 여러 번 마지막 문단을 읽어봤지만 마리사의 주머니에서 떨어진 신앙 부적이 악령이었던 미마에게 어떤 이유로 영향을 끼치게 되는 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좋았던 점
팬픽을 읽으면 생뚱맞은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다.
납득이 안 되는 부분들이 생긴다고 할까? 분명 작가가 어떤 말을 전하려고 하는 건 알겠는데
지나쳐서 복잡하게 스토리가 이어져 나가는 경우가 더러있다.
하지만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팬픽이라고 생각한다.
간결하고 묘사가 길지 않았고 대화가 주를 이루고 장면 전환도 빨라
나같이 (글을 한번에 오래 읽지 못하는) 집중력을 가진 사람조차 집중할 수 있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해권님의 감평 모음
1. 덜 지하로부터 - 1.218
헬상향 스팀펑크.
원작과는 대단히 거리가 있는 분위기의 글입니다만 그럼에도 한번쯤 돌아보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언론과 여론이라는 것의 속성, 프로파간다의 이면이랄지
꺼삐딴 리가 파리 코뮌에서 바리케이드 쌓는걸 보는 듯한 골계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재미난 글이었습니다.
2. Qui, animi vi prope divina - 동프학선언
갓동님 팬티 갈아입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이과생 극대노할 과학혁명의 구조로 흘러갔다 신앙으로 귀결되는 정신나간 플로우의 글.
신앙이란 무엇인지 한번쯤 돌이켜보게 되는 재미있는 글이었습니다.
저도 이렇게 괴이하면서도 말이 되는 구성진 플로우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읍니다...
3. 비는 무심하게도 - 장기짝
등장인물을 철수 영희로 바꿔놓고 교과서에 실어놔도 위화감이 없을 것 같은 글이었습니다.
낭낭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읽기가 좋은건지 금세 다 읽어버렸읍니다...
제갈량처럼 만두라도 던져넣으면 될텐데 힘들게 허수아비를... 신앙이 대체 뭔지...
4. 거짓말쟁이 이야기 - 교토대동방학과
세이자에 대한 인상이 이 글을 보고 상당히 많이 바뀌었습니다.
작중 나오는 몇몇 담론들은 쉬이 동의하기 힘든 것들이 많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또한 아마노자쿠스러운 부분인 듯도 합니다.
이 정도의 글이 만들어지고 또 소비될 수 있다는게 더한층 놀랍네요.
5. 색을 칠하는 자 - 조각이
아직 여름 시작도 안했는데 단풍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시즈하와 미노리코가 즐거운 나날을 보냈으면 합니다.
명쾌한 엔딩도 청량감을 더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ㅋㅂ님의 감평 - 미래를 보는 기계
나보다 잘난 이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는 신념과 자기 작품 감평 쓰지 말라는 얘기를 못들었다는 이유로 본인이 쓴 작품을 평가해보려고 한다.
어차피 상 받자고 쓴건 아니고 반성차원에서 쓴거니 자격미달이래도 신경쓰지 않겠다.
빙의화 꿈 마리사가 쳤던 대사 중 레이무에 대해 상당히 고깝게 보는 듯한 대사가 있어서 그걸 메인 주제로 썼던 글 내용은
무난했다. 너무 무난했던게 문제였다.
문방구에서 팔만한 손바닥 안에 들어갈 포켓 공포 소설집 같은데서 자주 볼 법한 내용이었다.
레밀리아도 아닌데 이 글의 운명을 알 것 같아 아쉽지만 독자 입장에서 본다면 확실히 개성이 떨어지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글쓴놈 입장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미 제출한걸 갈아엎고 이걸 썼을까 하고 후회막심이다.
내용면에선 미래를 보는 기계는 사실 미끼.
기계는 레이무와 마리사가 기계를 보는 장면에서 얘네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나타내주는 장치일 뿐, 진짜는 마리사의 레이무 살해가 주 내용인데 이 기계가 메인 소재라고 생각하고 읽은 사람들은 아마 많이 실망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제목에다가까지 써붙인 기계가 실은 스토리를 이끌 주 소재가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아, 그리고 이 글을 대회 끝나고 딴 갤에다가 올렸을 때 알아낸 오류인데 마리사가 레이무의 시체를 어디에 숨길까 고민하는 독백 장면에서 무영총이 아니고 무'연'총이었으며 나즈린이 명련사에 있으니 꺼린다면서 생각해낸 무연총은 오히려 나즈린이 사는 장소였다.
이런 오류, 원작은 천칙뿐, 에라로 동방을 배운 입장(에라tw에선 나즈린이 명련사에 산다)에서 벌인 실수라 언젠가 봐서 알고 있었던 사실임에도 틀려먹은게 많이 아쉽다.
아무리 소설이라도 디테일에서 읽는 이를 거슬리게 한다면 신뢰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말, 이젠 좀 알 것 같다.
아쉽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번 글은 처음 참가하는 대회에 낸 글 치고는 정성이 많이 부족했다.
갑자기 생활환경이 극렬히 뒤바뀌어 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같은 얘긴 핑계니 넣어두고 평소에 팬픽 많이 쓰는 놈인데도 글 전체가 많이 부족했다.
대체 뭐에 쫓긴건지...
아무튼 동갤러들 사이에서 언급이 없을 정도로 못 썼다.
깊이 반성하고 다음번엔 더 잘, 더 좋은 소재로 팬픽을 썼으면 좋겠다.
다음이 있을런진 모르겠지만.
117.111 님의 감평 모음
1. 치르노는 치르노일까요-촉촉한 촉수
괴기스러운 분위기도 좋고, 문장도 좋았음. 무엇보다 불사, 재생, 도플갱어...어떤 주제도 요정하고 자주 엮이는 주제가 아닌데, 주제가 참신했음. 단점이라면 종종 보이는 오타. 그래도 이건 트집잡기에 가깝구..되게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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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천하제일인 치르노-ㅁㄴㅇ
너무나도 재미있게 본 작품. 사실 유카한테 얻어맞는 최강 치르노라는 소재 자체야 골수까지 빨아먹을 흔한 소재지만, 그걸 너무 웃기게, 그리고 창의적으로 잘 살렸다. 짧은 분량 안에서 뽑아낼걸 다 뽑아낸 재밌고 웃기는 글이었다. '天下제二' 묘사는 요 근래 본 동방 팬픽 중 최고였다. 매우 짧은 분량의 글이지만 그 와중에도 문장도 군더더기 없었구, 최고였다. 유머감각이 뛰어난 글은 언제나 높게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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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래쪽이 가벼운 고구마-조져벼리기
소재도, 문장도, 유머도, 전부 별로였다.
스타크래프트 치트키 같은 드립은 실소도 안나올 최악의 유머였다. 결국 방향성은 섹드립인데, 이 역시 조금도 웃기지 않는다. 저질스러운데 크게 야하게 느껴지지도 않고, 하다못해 캐릭터성을 잘 살리는 것 같지도 않다.
단순히 자극적인 표현만을 모아서 조악한 문장으로 늘어놓은걸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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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식-traditinalrock
문장은 멋진데, 쉽게 안읽힌다. 조금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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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독심독신(讀心獨身) - 큘라마도마
이런 독백체는 잘못 쓰면 되게 오글거리는데, 내가 느끼기엔 이 글도 그랬다. 참으로 흔한 소재에 흔한 이야기인데, 문장이라도 좋았다면 모를까, 결국 푸념을 늘어놓는 자기 혐오 가득한 2차 창작 사토리들의 마이너카피로 느껴진다. 끝맺음도 되게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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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비는 무심하게도-장기짝
문장, 창의성, 캐릭터 묘사, 전부 좋다고 생각한다.
창의적인 소재, 으스스하면서도 끈적한 오컬트 분위기, 무엇보다 말미에 나츠키가 중얼거리는 말 같은 메시지도 좋있구. 과하지 않지만 은은한 백합도 좋았다. 비봉스럽게. 하지만 가끔은 나쁜 의미의 Zun의 비봉처럼 읽혀진다. 매우 어색한 소녀들의 대화. 묘사에 비해 대화문은 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7. sake L께서 강림하셨다 - 나는미쳤다
컬트적인 유머?...뭐라 표현 해야 하지.
어쨋든 의도대로 성공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해괴하고 재밌는 글. 그런 것치고는 꽤 술술 잘 읽혔다.
8. 라스트 리모트 - Enma
굉장히 별로다. 03~04년도 쯔음 인터넷 뒤지면 나오는 야설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까지 문장 부호를 못쓰는건 좀 심하지 않나 싶을 정도다. 마침표하고 쉼표를 쓴 문단이 손에 꼽는다. 대화문에는 마침표가 거의 없어서 쓰다 만걸 읽는 느낌이다. 쉼표가 거의 없으니 읽다가 숨이 찰 지경이다. 웃긴건, 거의 유일하게 쉼표를 쓴 문단에는 과할 정도로 많이 들어가 있어서 해괴하게 느껴졌다.
스토리로 넘어가도, 조우노세 풍의 가학적인 스와코와 거의 녹불쌍 취급인 사나에는 이젠 진부하다. 자극적인 전개를 때려부었는데 매운 맛이 아니라 그냥 맛이 없다.
특히 제물로 바쳐지는 아이 장면은 최악이다. 굉장히 기분
나쁜 소재와 조악한 문장이 만나니 우스울 지경이더라.
위에서 언급했듯 딱 2000년대 초반에 범람하던 야설이 이 정도 수준이었음. 간단해 보이지만 마침표만 잘 썼어도 이렇게까지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을.
9. 덜 지하로부터 - 1.218
너무 잘썼다. 정말로. 사실 이것도 좀 흔한 소재긴 함.
조우노세가 빵 터트린 인육공장. 그런데 이것을 아주 참신한 방향에서 접근했고, 그것을 뒷받침 해주는 문장과 묘사가 환상적임. 정말 지저분하고 숨 막히는 공장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느껴지고, 대화도 아주 재미있다. 동방이란 소재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방향의 풍자와 블랙 유머도 아주 위화감 없이 잘 녹아있는 좋은 소설이다. 하지만..진짜, 진짜 개억지인 트집 하나만 잡자면..일단은 "동방" 2차 창작인 이상 기존의 네임드 캐릭터들의 면모를 보거나 동방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데, 그런 느낌은 확실히 못받았다. 이게 좀 아쉽다.
근데 뭐, 사실 이름하고 얼굴만 똑같이 달고 나온 오리캐 수준인 캐릭터들이나, 전혀 동방스럽지 않은 분위기의 2차 창작 이미 널렸잖아. 되게 잘썼고 재밌었으니 장땡이다.
10. 영원의 저주 - 카라니아
무난했다. 사실 위에서 너무 흔한 소재라고 꼬집었지만, 흔한 소재라는건 달리 말하자면 어느 정도 필력이 있다면 반타작은 보장하는 믿음과 신뢰의 소재라고 생각한다.
보장된 소재를 꽤 깔끔한 문장으로 다루니 재미있게 읽혔다. 나는 카구모코를 가장 좋아하기에 더욱...
11. 사춘기의 뱀파이어 - Koakuma
야한거에 눈 뜨고 정신 못차리는거 같은 남자애 같은 느낌을 잘 살렸다. 메이링 허리 라인 묘사가 좋았다.
본분에 아주 충실해서 난 재밌게 봤다.
12. 색을 칠하는 자 - 조각이
이번 대회에서 제일 좋게 본 작품.
아름다운 문장에, 비교적 잔잔한 분위기의 이야기라 쉽게 읽혔다. 그런 분위기에서 다뤄지는 갈등은 사실 여느 작품보다도 본질을 꿰뚫는 것이었고, 이번 팬픽 대회의 주제도 잘 꿰뚫은, 좋은 소재였다. 뿐만 아니라 좋은 소재를 던진 다음 그 갈등의 해결 방식 역시 좋았다. 동방에서 신앙의 쇠퇴라고 하면 당연하게도 쇠퇴하고 사라지는 자들에 대한 비애만을 다룬 작품이 많지만, 이 작품은 아주 좋은 관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매우 흥미롭고 마음에 들었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파트는 단연 후반부의 독백이다. 아름답다. 정말 잘 썼을 뿐만 아니라, 유익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은데 감평자의 문장이 조악해서 오글거려 그 감상을 망치는거 같아 이만 마치겠다..
한마디로 그냥 최고였다 끗
13. 루나틱 점쟁이 - 니와타리쿠타카
웃기라고 쓴 작품인데, 문장이 너무 유치하니 당췌 웃기지를 않는다. 아이러니하다. 크게 논할게 없다.
14. Qui, animi vi prope divina - 동프학선언
분명 잘 쓴 작품이다. 흥미로운 소재, 흥미로운 관점, 흥미로운 의문점. 완성도 높은 소설이고 재미 없게 읽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전적으로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현학적인 표현이 다소 지나치다고 느꼈다.
그리 몰입감 있게 읽히는 표현들은 아니었다. 기교를 좀 과하게 부린 듯 하다.
15. 미래를 보는 기계 - ㅋㅂ(218.158)
급전개, 투박한 문장, 짧은 분량...그럼에도 비꼬는게 아니라 꽤 좋았다. 도전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갑자기 대가리 깨버릴 때 정말 놀랬다.
16. 거짓말쟁이 이야기 - 교토대동방학과
재밌었다. 세이자에 대한 묘사가 좋았고, 출품 작품들 중 제일 동방스러운 작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세이자도 딱 저런 느낌이라, 취향에 잘 맞게 읽었다.
소설이라기보단 동방, 내지는 동방 2차 창작이라는 느낌이 매우 강했지만 원래 그런 대회인걸. 취지에 부합하게 재미있게 잘 썼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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