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짝님의 감평 모음
1. 독심독신-큘라마도마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토리가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울다가 무녀를 만난다. 만약 이 문구가 소설의 홍보문구였다면 아마 이 소설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를 나름 기대하게 만드는 문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문구가 소설 전체의 내용이다.
즉 이 글은 글이 가장 재밌어지리라 예상되는 부분에서 끝나버린다. 사토리가 다른 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미움받는다는 설정 자체는 그 자체로 유명하기도 하고 많은 2차 창작의 소재가 되었다. 공식 설정에서는 부정당해버린 감이 있지만 이 설정은 분명 사토리라는 캐릭터의 고뇌를 담아내는 소재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 고뇌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사건이 없다면 하나의 이야기로서는 한계가 드러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사토리의 이 능력이 어떤 사건을 불러오는지, 혹은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지이다. 예를 들어 무녀가 사토리의 능력 때문에 뭔가 오해를 하고 찾아올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사토리의 능력이 예상 외의 방향에서 무녀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은 바로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다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되는 시점에서 끝나버린다.
특히 더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이 소설의 문장 자체는 상당히 깔끔하게 감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글 전체에서 큰 무리 없이 쌓아오린 감정이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서 해소되었다면 더 좋은 글이 되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 뒤의 이야기가 뻔한 전개가 흘러갔더라도, 깔끔한 문장이 쌓아올린 감정 덕에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 같다.
2. 매미는 여름에 생을 다한다-셰도우 암
남자였던 미코가 사선의 꼬임을 받아 부활하게 되는데 여성의 몸으로 부활하게 되고 욕망에 눈뜬다. 3부작답게 분량이 길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결국 미코가 색욕에 눈뜨는 과정의 반복이다.
어느 소설에나 드러내고 싶거나 강조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 잘 쓴 소설이란 그런 주제들을 잘 전달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색욕이라는 주제를 전달하려는 욕심에 너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우를 범했다. 또 색욕을 묘사하지만 그 묘사가 정말로 색과 욕을 자극하는 심상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미코의 독백 또한 1부에서 나온 독백의 반복이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 그런 이유로 미코의 변화조차도 그렇게 중대한 사건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차라리 완전히 환상문학처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화자가 같은 이야기 내에서 너무 자주 바뀌는 듯하다. 물론 그런 식으로 화자가 바뀌는 서술법은 흔하게 쓰이지만, 그것을 잘 쓰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다. 화자를 계속해서 바꾼다면 그게 어떤 의도인지, 의도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화자가 바뀐다는 것은 이야기의 다른 시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같은 장면에서 서로 다른 시점으로 독자가 몰랐던 사실을 숨기다가 드러낼 수도 있다. 장편 소설이라면 한 사람의 시각만으로는 드러낼 수 없는 넓은 세계를 보여줄 수도 있다. 단편 소설에서라면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시점을 전환해 이야기의 흐름을 환기할 수도 있다. 전혀 다른 성격의 화자를 내세워 작품의 분위기를 예상치못하게 바꿔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미코가 희롱당하는 내용이 반복되고 거기서 시점이 전한되면서 얻는 효과는 거의 없는 것 같다. 기껏해야 토지코와 후토가 태자를 찾아다니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정도.
긴 글을 쓰는 것 자체로도 인정받아야 하지만 그 긴 글을 어떻게 잘 구성해야할지도 고려가 필요할 것 같다.
3. 영원의 저주-카나리아
케이네와 모코우, 카구야와 영원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이미 수없이 2차 창작으로 다뤄진 소재이므로 새로울 게 없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클리셰는 분명 재미를 주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쓰이고 이 소설도 그런 재미를 충분히 주고 있다고 느낀다.
이 소설에서 카구야와 모코우의 생각과 느낌은 자신들의 대화 또는 독백을 통해서 그대로 드러난다. 케이네는 자신의 진짜 생각은 직접 전달하지 않는다. 이런 특징을 좀 더 잘 살려서 케이네의 진짜 바람이 드러나는 복선들을 좀 더 사용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제자들과의 수업에서 모코우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을 강의로 간접적으로만 전달한다던지... 그런 요소들을 쓰면 아련한 분위기가 잘 살아날 것 같다. 정작 모코우가 아닌 카구야만 그 암시를 눈치챈다면 작중에서 카구야가 케이네의 바람을 알고 있다는 내용과 잘 어울릴 것도 같다.
4. 키신 사구메의 모순-Kazador
가벼운 메타 꽁트물이다. 개그 만화 동인지 한편을 읽듯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사실 나는 인터넷 밈을 소설 내에서 쓰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꽁트 컨셉이라면 그걸로 뭐라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쨌거나 그런 독자층을 타겟으로 삼은 것이기도 하니. 작가의 말 그대로 B급감성을 잘 밀고 나간 것 같다.
5. 사춘기의 뱀파이어-Koakuma
뱀파이어 아가씨가 성적인 글을 읽고 눈을 뜨게 됩니다. 짧은 꽁트성 글이라 뭐라 평하긴 어렵지만 센스는 괜찮은 것 같다. 꽁트성 글이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이런 식으로 도전하면 좋을 것 같다. 이미 많이 썼다면 몰라서 그런 것이니 양해를 부탁드림.
6. 덜 지하로부터-1.218
글알못 대회라는 취지에 별로 부합하지 않는 글인데...? 디스토피아로 환상향이 그려지는 2차 창작의 계보를 잘 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이 가장 훌륭한 부분은 환상향이 단순히 디스토피아라는 점이 아니라, 그렇게 묘사되는 환상향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특히 인육공장의 다양한 시설 및 근무 조건 묘사는 정말 이런 공장이 있을 법하다는 심상을 불러일으킨다. 문제를 제기하고 주목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던 세력이 정작 논의에서 빠진다는 이야기도 실제로 시민사회 및 분쟁의 장에서 자주 있을 법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덕분에 우스꽝스럽게 그려지기도 하는 주인공 일행의 행동은 생동감이 느껴진다. 아마 유력한 우승 후보가 아닌가 싶은데... 대회의 취지마저 인육공장처럼 불타는 것 같아 작품의 내용과 영향력이 일치하는 참으로 보기드문 사례 아닐까 싶다.
(글에 상당히 경험 있는 사람일 것 같은데...)
7. 미래를 보는 기계-ㅋㅂ(218.158)
마리사가 미래를 보는 기계를 레이무에게 가져온다. 그런데 사실 마리사의 꿍꿍이는...
사실 반전을 예상하지 못했던지라 꽤 재미있었다. 좋은 발상이었지만 그걸 표현하는 데서 조금 투박함이 느껴져서 아쉬웠다. 나도 문장이 수려하지 않아 뭐라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짧고 발상에 의존하는 글이다보니 오히려 문장이 더 눈에 들어오는 듯하다. 퇴고해보면서 좀더 가다듬어보면 좋지 않을까?
예를 들면 마지막은 이렇게 고쳐써볼 수도 있지 않을까.
'빗자루가 슈루룽,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하늘로 날아간다. 빗자루가 비상하는 모습이 내팽개쳐진 기계의 렌즈에 비친다. 그 뒤를 싸늘한 표정으로 따라가는 유카리의 모습도 이내 비치지만, 마리사는 그걸 알 길이 없다.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없듯이...'
대충 내가 느낀 글쓴이의 의도에 따라 고쳐써봤다. 괜히 예의없는 짓을 해버린 것도 같은데 양해를 또 부탁드림...
8. 들고양이 첸의 우울-문적문
시종일관 첸이 독백하는 내용이다. 독백 내용 자체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읽으면서 그 내용이 심상으로 잘 떠오르진 않아서 아쉬웠다. 위에서 쓴 '덜 아래로부터'는 독백으로 다양한 사건들을 어떻게 생동감 있게 묘사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니 참고해봐도 좋을 것 같다.
9. 한식-traditionalrock
이 글은 문장의 호흡이 길고 공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지만 작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따라갈 수가 없다....
10. 천하제일인 치르노
짧고 유쾌하다. 치르노다운 소재를 잘 활용했다.
11. 치르노는 치르노일까요-촉촉한촉수
치르노로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 도플갱어를 만나면 죽는다는 도시전설 클리셰를 활용한 점도 괜찮았다. 마리사 말고도 마이와 사토노도 이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12. 장미-잉딱
인식될 수 없는 코이시의 이야기이다. 시들어버린 장미를 부재의 증명으로 삼았다는 점이 좋았다. 정원의 장미도 누군가의 관리가 필요한 것처럼, 존재도 누군가의 인식이 필요하다. 보통은 전지한 미코가 이 글에서는 완전히 헛다리를 짚은 것도 재미있다. 다만 미코의 일장연설이 말그대로 일장연설이라 요령껏 중간중간 다른 묘사 등으로 끊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13. Qui, animi vi prope divina-동프학선언
과학의 믿음에 대한 글이다. 현대의 새로운 형태의 신앙에 대한 묘사는 닐 게이먼의 소설 '신들의 전쟁American Gods'를 떠올리게 했다. 토마스 쿤의 '과학 혁명의 구조'를 소설화한 듯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상과학도 분명 어떤 믿음에 의해 유지된다는 지적은 동방과 비봉에서도 충분히 나올법한 이야기이다. 다만 징크스로 언급된 현대의 신앙과 온도계로 언급된 과학 신앙이라는 두 줄기가 더 자세히 엮어 하나의 큰 이야기로 합쳐졌다면 더 완성도 높은 이야기가 되었을 것 같아 아쉽다.
14. 비는 무심하게도-장기짝
내 글이다. 그러므로 할 말이 없다...
15. 창천-비표면작용제
와카사기히메가 자유로이 호수 밖으로 나오기를 원하는 카게로의 이야기이다. 카게로의 정서가 잘 드러나있는 글이다. 다만 읽다보면 카게로의 정서만이 드러나 있어 과연 와카사기히메의 생각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들게 된다. 누구나 자신의 행동이 남을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상대가 정말 원하는 것과는 반대일 수도 있으니까. 그런 갈등이 추가되어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에 따라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 같다.
16. 2인자의 욕망-49.166
처음에는 진지하게 진행되는 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패러디...인 듯하다. 그 전환이 깔끔하지 못한 것 같아 약간 아쉬웠다. 레이무가 마리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두리뭉실하게 그리고 마리사의 일방적인 시각에서 편집증적으로 변해가는 분위기였어도 좋았을 것 같다. 레이무와 마리사 사이의 엇갈린 기대와 감정 같은 것을 그려볼 수도 있고. 뭐 패러디물이니 상관없나 싶기는 하다...
17. 라스트 리모트-Enma
폭력적인 가부장과 신이란 대체 무엇이 다를까. 이런 이야기였다면 흥미로울 수 있었겠지만... 완성되지 않고 곳곳에 제멋대로 쓰인 문장부호들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글을 읽는 느낌만을 받게 된다. 마침표를 찍지 않는 문장이 몇개인지 세보려다가 말았다. 자극적인 묘사와 언어 표현을 쓸수록 이런 완성도에서 더 신경써야 독자에게 원하는 내용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18. 산딸기-초록목도리
내가 쓴 글 외에도 비봉이 있어서 반가웠다. 미래 세계의 상황이 꿈과 얽혀들어가고 그것이 렌코와 메리의 관계로 이어져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점은 참으로 비봉다운 이야기이다. 비봉에서 읽기를 기대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다시 읽어보면 복선으로 다시금 읽히는 묘사들도 있는데, 그런 장치가 좀더 많이 쓰였다면 마지막 반전이 더욱 인상깊었을 것 같아 아쉽다.
쓸데없는 의견일수도 있지만, 1인칭 시점이니만큼 조금 더 구어체적인 서술을 활용하면서 화자의 감정을 더 많이 표현했다면 더 재미있고 술술 읽혔을 것 같다. 독백으로 렌코에 대한 원망을 늘어놓는다는 식으로. 생각해보면 렌다이노(연태야)야행에서부터 쓰였던 전통적인 방식이네.
19. 아래쪽이 가벼운 고구마-조져버리기
웃기긴 웃기다... 그 외에 딱히 더 할 말은 없음... 서양에서도 신앙을 성적인 것과 많이 엮긴 했던가 뭐 그런 생각은 들었다.
20. 거짓말쟁이 이야기-교토대동방학과
세이자에 대해 캐릭터 빌딩을 하는 소설이다. 세이자가 다른 캐릭터들과 이야기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사건은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 적어도 마지막까지는. 아마 이런 식의 캐릭터 빌딩 소설은 분명 2차 창작이기에 가능한 방식 같다. 그런 캐릭터 빌딩의 면에서는 끌어올릴 수 있는 데까지 올리는 소설이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세이자가 끼지 않은 유카리와 마키나의 대화는 약간 사족 같다. 아마노자쿠의 불한당적 면모를 그렇게 강조했는데 결국은 비신님의 숨겨진 도구라니. 이야기에서 강조되던 주제가 마지막 순간에 부정당한 것 같다. 글 자체가 워낙 탄탄해서 그걸로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21. sake-L께서 상림하셨다-나는 미쳤다
컬트 경전을 읽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상한 쪽으로 너무 잘 구현해서 사람 홀리는 요소는 또 다 모아놓아서 술술 넘어가게 될 것 같다. 무서운 글이로다...
22. 사관은 논한다-초핫
케이네라는 캐릭터를 빌딩한다는 면에서 거짓말쟁이 이야기와 가장 유사한 글이다. 도입부에 일본 민속을 구체적으로 서술해서 흥미롭긴 하다. 그런 요소가 좀더 활용되었어도 괜찮았을 듯. 그 뒤로는 몇 가지 재난이 연달아 소개되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기가 좀 힘들었다. 인간들의 사회가 어떤 식으로 변해갔는지 좀더 역사가답게 서술되었다면 분위기와 서사를 함께 챙길 수 있을 것 같다.
23. 유일 신-쓸개천냥
죠온과 시온의 이야기는 처음 본다. 신앙을 받아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시온의 처지를 잘 활용해서 흥미롭다. 중간의 레이무와 시온 파트에서 시온의 내적인 고민이 더 드러났으면 좋았을 것 같다. 뒤의 전개를 보면 그게 글쓴이의 의도라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약해서 아쉬웠다.
24. 무녀의 신앙-TF141
가벼운 글이다. 그런 분위기를 시종일관 갖고 가는 것은 좋기는 한데 정작 이야기 자체는 미스터리의 구조라서 아쉽다. 단순히 찾아내는 장면만이 아니라 그게 레이무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좀 더 그려내면 이야기의 구조가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삼월정에서 비슷한 내용을 본 것 같은데 기억이 애매하다. 하쿠레이에서 모시는 신을 찾아내서 레이무가 장사하려고 하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자가선에서는 고목을 신목으로 꾸며서 장사하려고 했고... 그런 내용들을 참고해서 레이무가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행동할지 상상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오리지널 캐릭터가 나온다는 점은 큰 단점은 아니다. 사실 나부터가 너무 많이 써서... 그보다는 오리지널 캐릭터의 개성이 미약해보인다는 점이 아쉽다. 단편에서 오리지널 캐릭터는 정말 쓰기 나름이니 좀 더 다양한 역할을 생각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25. 사람을 사랑하다, 가을을 사랑하다-필첩
처음 감평했던 독감독신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이 글은 재미가 붙기 시작할 때에 끝났다. 이야기 하나를 완성하는 건 분명 어렵지만 해보면서 또 그 감각을 익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단순한 기승전결을 넘어서는 이야기도 기승전결을 직접 완성해봐야 시도가 가능하다. 분명 뒤에 다른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 같으니 그 이야기를 끝맺어보기를 희망한다.(사실 나도 쓰다 만 것들 많지만...)
26. 색을 칠하는 자-조각이
아마 신앙이라는 주제를 가장 깊이 파고든 작품 아닐까 싶다. 신과 인간의 관계는 종종 계약 관계로 묘사된다. 여기서는 더 나아가 신 자체가 인간의 신앙에 따라 움직이는 도구로 설명된다. 이 비유는 재밌는데 사실 우리가 쓰는 간단한 도구들도 시대가 변하면서 그 용도가 변하기도 하니까. 또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도구가 생기기도 한다. 옛 신과 현대 문물의 신들이 종종 함께 등장하는 서양의 판타지 신화가 생각나기도 한다.(생각해보면 일본도 만물에 신이 있다고 보던가?) 시대가 변하면 신앙도 변하기 마련임을 잘 보여준다. 미노리코가 만드는 새로운 작물도 시즈하가 만드는 새로운 색의 단풍도 생각해보면 인간들이 옛부터 품종 교배 등으로 해왔다는 걸 생각해보면 사실은 도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발상도 들었는데,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더 풀어나가는 방법도 있을 듯하다.
이야기의 갈등은 크지 않지만 소재를 충분히 흥미롭게 활용한 느낌이다.
27. 루나틱 점쟁이-니와타리쿠타카
메타적인 글이다. 환상들이한 캐릭터가 환상들이해서 할 법한 행동들을 한다... 그런데 이게 끝? 결국 그 모든 이야기는 마지막에 그거하려고 그랬던 건가... 허무하다...
28. 불탄 부적-미마
만화였다면 개그물로 볼만했을 것 같다. 하지만 글로서는 상황을 이해하기도 어려워서 어디서 웃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29. 하얀 연기-해권
서정적인 글이다. 불교 쪽에 갖고 있는 지식을 글의 분위기에 잘 녹여낸 게 인상적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글이 나타낼 수 있는 심상을 가장 극단적으로 몰고간 글이다. 사실 비단 이번 대회만 통틀어서 그런 건 아니긴 하다. 다만 그래서 그럴까 작중에서 일어나는 심정의 변화도 글 전체의 분위기처럼 흐릿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너무 길게 끌었다면 같은 심상만 반복돼서 글 전체가 너무 약해졌을 것 같다. 다행히 적당한 지점에서 글을 잘 끝맺어서 장점을 잘 살렸다.
30. 육욕-물부포도
제출 기한을 넘겼다고 하는데 확실히 아깝긴 하다.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의 절망적인 심리를 지나친 과장 없이 담담하게 잘 그려내고 있는데 덕분에 그 절박함이 더욱 잘 살아난다. 내용 자체는 심리 묘사로만 끝이 나지만 그 묘사의 수준만으로도 굉장히 훌륭한 글이다. 마지막 마무리도 화자가 겪은 변화를 너무나 간단하게 드러내지만 덕분에 의미심장하고 강렬하다. 입상을 노리는 분들은 이 글이 기한이 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정말로;
나는 상금을 포기해서 명예로운 탈락을 택했으니 다행이다.
니와타리쿠타카님의 감평 모음
1. 독심독신
어...뭐라고 글의 운을 때야 할지 모르겠네요.
조금은 흔하디 흔한 한국식 신파극 같은 느낌도 들긴 하지만
사토리의 애절함은 확실히 전해졌습니다.
특히나 사토리가 한탄하는것에 대해서 PTSD가 올라온것에 고평가를 주고싶네요
그 외에 외적으로 지적할게 있긴하지만 글알못 대회니까 걍 넘어가고
제 개인적인 쿠타카 점수는요 5점 만점에
코이시 등장 안함 - 0.5점
결말이 귀무녀와의 뷰빔을 암시하는거같음 - 0.5점
해서
총 4점 드리겠습니다.
2. 사춘기의 뱀파이어
우와...이 글에서 느낀걸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확정 가챠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안정적인 확정 가챠인 레미의 귀여움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무언가 작자가 소악마에
자기자신을 대입한 느낌이라 마지막에 살짝 NTR 느낌이 난게 개인적으로 기분이 나빴습니다.
보빔을 그렇게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소프트하게 먹은거 같네요.
분량을 좀 더 늘리고 다듬으면 더 띵작이 될 거 같습니다. 메이드쟝 중국이를 더 살리는것두요.
제 쿠타카 점수는 5점 만점에
걍 살짝 기분이 나쁨 -0.5점
4.5점 입니다.
3. 영원의 저주
제목부터 어렴풋이 눈치챘지만. 역시 수명물 국룰은 영야초가 나온 유사 이래 모코-케네-카구 겠죠.
시작부터 엥 봉래인인데 약 굳이 안발라도 되지 않나 어짜피 자동복구 되잖어? 같은 무드없는 역겨운
네덕비틱자아는 잠시 치워버리고.
모코-케네 모코-카구 카구-테위 평행선을 달리는 대화중에서도 카구야와 테위의 대화가 저는 특히나
인상깊었네요.
설령 모코우나 카구야나 만년 십만년이 지나도 변화는 확실히 있을지언정
바뀌지 않는것 또한 그대로다.
사람은 때론 놀라울정도로 쉽게 바뀌는 부분도 있지만. 유전이건 환경이건 어떤것에 영향을 받았건
당장 죽어서라도 바뀌지 않는게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감상을 느꼈습니다.
카구야는 모코우와의 억년 대계 사랑을 꿈꾸지만, 케이네가 사라진뒤로 절망에 빠져 죽기위해 토요히메의
부채에 돌격하는 결말이 괜스레 떠올랐습니다. 아니, 그런 결말이어야 합니다.
암튼 제 쿠타카 점수는 5점 만점에 4.5 점 입니다.
내가 알던 Bad Ass 모코우가 아니야 - 0.5점
4. 색을 칠하는 자
시작부터 '어이ww 이 오리캐 자매 둘 뭐냐고' 는 농담이고.
풍신록을 처음 접했을 때 부터 안타까웠던 두 자매가 주연으로 나와서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공연하는데는
프리즘리버 자매가 나올꺼라 예상했던 저는 남모르게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다못해 조수기악일줄 알았는데, 라이코라니...
이제 완전히 틀딱이 된걸까요? 어쨌든 라이코는 너무 괘씸했습니다. 감히 세치 혀를 놀려 잘 살고있던
아키 자매를 농간하다니.
코가사는
어떤일이 있건 친인간적인데다 인성갑에다 귀엽고 사랑스러운데...제 글이였으면 후토를 시켜서 참교육 시켰을겁니다...
어쨌거나, 시즈하가 생각하기엔 스스로가 인간과 요괴의 도구 내지는 노리개였나봅니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거겠죠. 단순히 인간과 요괴의 도구라기엔 알게모르게 요괴들을 비롯한 인외들을 위한 호화 실버타운
환상향 호텔의 체제유지를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지만요. 어쩌면 결말 이후에 자칭 환상향의 현자님께 숙청당했을지도 모를
부분입니다.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저는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시즈하님이 갈!喝! 하시길 무지몽매한 신앙심 ATM들이
어따대고 징징대느냐. 그렇습니다. 시즈하님은 신앙심 ATM들의 탄압에도 굴하지않고 이윽고 고정관념을 타파
즉 '코르셋' 을 풀어제꼈습니다! 단풍은 왜 오롯히 빨간색이여야만 하는가?? 시즈하님은 그런 코르셋을
보란듯이 시원하게 풀어제꼈습니다.
시즈하님은 지금까지 대다수의 인요들 의식을 타파하기 위해 빨간색 뿐만이
여러 색깔의 단풍 색을 칠했습니다...노란색...연분홍색...보라색 등등...
어떻게 인요들을 비롯한 모든 생물들이 가시광선으로만 이 세상을 바라보았겠습니까?
자외선 적외선 시야를 가진 친구들도 시즈하님의 안배에 혀를 내두르고 분명 찬양했을겁니다.
시즈하님은 시각에 대한 유리천장을 홀로 당당하게 박살냈습니다.
그리고, 모든일을 마치고 요괴의 산 정상에 우뚝히 홀로 서 이렇게 외칩니다.
나는 내가 만든 모든 광경을 하나하나 눈에 새겨 넣었다. 모두 내가 칠한 색이다! 내가 만든 세상이다!
딱히 신 같지는 않은 신들이 손 한번 휘두른다고 이렇게 만들수 있는 부분은 환상향의 어두운 부분, 디스토피아적인
부분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었지만.
어쨌거나 시즈하님이 완벽한 걸크러쉬로서 자립한게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 일어날 책임을 감당하는것도 오롯히 시즈하님이겠지만요...
저는 이 작품을 읽고 상대주의와 상호존중 배려에 대한 교훈을 다시 되새길수 있었습니다. 설령 어떤 환경에 있더라도요.
제 쿠타카 점수는 5점 만점에 4.5 점입니다.
고구마도 없는데 고구마가 너무 먹고싶어짐 -0.5점
5. 거짓말쟁이 이야기
처음에는 세이쟈의 프리즌 브레이크 비스무리 한거인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였네요.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게 보면 나 자신 스스로를 투영하는 시선 또는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 그
자체를 투영하는 시선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이런 말들이 확 떠올랐네요. 그리고, 오키나님의 매력이 넘치다
못해 흐르는게 아주 좋았습니다. 물론 누에를 비롯한 다른 애들 두요. 그나저나 세이쟈는 역시 후토를 시켜서
때려야겠네요. 스카우트 제의를 거절하는건 그렇다 치고 감히 오키나님께 매몰찬 말을 하다니. 저 같으면
당장 발가락이라도 핥으러 갔을텐데...
작중에서 언급 했듯이 세이쟈와 신묘마루의 기묘한 우정도 인상깊었습니다. 서로 성장물을 한창 찍은것 같지만
결국에는 세이쟈는 자신의 신념을 놓는일은 없고.
신묘마루도 본인 나름대로 세이쟈를 받아들이고 인식하고
더이상 세이쟈에게 휘둘러다니는게 아니라 나름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진정한 말썽 콤비로 각성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이윽고 결말은 그리모어 우사미의 탄막대회로 이어지고 세이쟈는 전지전능하시고 예쁜 오키나님의
공인 아래에 보라돌이로부터의 완전 숙청을 피해가게 되네요. 혁명은 계속되겠죠 아마도.
개인적으로 오늘 읽었던 글 중에 기승전결이 가장 확실하고 짜임새가 좋았던 글인것같습니다.
진짜 웬만해서 이런 말 까진 안하는데 원작의 부족한 큰 조각을 정말로 잘 채워놓은 명작입니다.
신주님이 제발 이글의 반의 반만큼이라도 스토리에 대해 신경써주셨으면 하네요...
제 쿠타카적 점수는 5점 만점에 4.5점입니다.
보라돌이 배빵 마려움... - 0.5점
6. 치르노는 치르노 일까요
시작부터 둔기로 치치르노 대가리를 박살내는게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또 다른 자칭 노멀 치르노를 목도한 얼터 치르노!
보통 도플갱어물이라면
여기서 서로 호기심을 느껴서 제대로된 대화를 하든 어떻게든 싸바싸바 뚜비두바 할텐데
그 딴건 나 마리에몽의 마약 버섯으로 모두 다 잊고 해결이DAZE?~ 로 넘기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적어도 얼터 치르노는 개구리 괴롭히기는 안하니까 스와코님이 좋아했을거 같기도하네요.
개인적으로, 아직도 도플갱어가 진짜를 만나면 죽는다는 그런 클리셰를 믿고 있는 치르노의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그리고, 오키나님의 노예가 됨으로써 결국엔 최강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닫힌 치르노가 그 근본적인걸 깨닫자마자
절망에 빠지는 모습이 둥실 떠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여기 오키나님은 너무 악마같네요...
제 쿠타카적 점수는요 5점 만점에 4.5점 드리겠습니다.
치르노의 골수는 냉동상태 일까? - 0.5점
7.무녀의 신앙
맞아요 소년인기만화에서 사랑 우정 노오력 이 세가지면 세상 안되는일이 없죠...
하쿠레이신사의 외로움을 잘 표현한거 같습니다...특히나 마리사에대한 묘사가 좋았네요...
개인적으로 귀무녀가 참교육 당하는 결말을 원했지만...
제 쿠타카적 점수는 5점 만점에 4.5 점입니다
-0.5 레이무가 골탕안먹음
8. 들고양이 첸의 우울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개를 정말정말정말 싫어합니다
반대급부로 고양이는 정말정말정말 좋아하구요
고양이 요괴인 첸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이 작품은 많은 의미로 저에게 충격을 줬습니다...
첸이...비처녀인건 고사하고 애만 백마리라니...
심지어...할망구잖아요...
이젠 란님에게 욕정하며 차근차근 달려들 빌드업까지 하네요.
이건 내가알던 첸이 아니에요 첸을 돌려주세요....
제 쿠타카적 점수는 5점 만점에 10점입니다....
9. 아래쪽이 가벼운 고구마 - 조져버리기
이번 대회는 고구마고 포도고 아주 풍년인것같네요...
어쨋거나 저는 사실 뭔가 전개가 시즈하가 단풍잎을 이용한 요리로
대충 요리왕비룡찍는 내용이런걸 예상햇엇는데
예상이 빗나가서 아쉽고. 개인적으로 너무 충격적인 결말이었습니다.
반전 아닌 듯한 반전에 대한 묘사가 좀 더 있엇으면 좋았을것 같구요...
시즈하가 귀엽고...정조관념이 삐뚫어진 환상향도 좋은거같습니다...
제 쿠타카적 점수는요...5점 만점에 4.5점 드리겟습니다...
시즈하가 단풍잎을 안먹음 -0.5 점
10. 사관은 논한다 - 초핫
오늘 읽은 작품중에 가장 제 개취였던 작품 같습니다...
옛날부터 모코케네츕츕말고 환상 소비에트 나치 인요 제국에 알게모르게
아주 큰 영향을 끼치는 혜음이에 대한 구체적인 시리어스 묘사를 보고싶었는데...
0%의 배터리를 한번의 충전으로 100%로 채우는 감각과 같이 잘 채워진 거 같습니다...
어쩌면 케이네도 한켠의 피해자일지도 모르겠지만...결국엔 조금은 착한 카포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라는걸 시사하네요...
혜음이를 좋아하지만...역스퍼거로서 화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뼈저리게느꼈습니다...
제 쿠타카 점수는 5점 만점에 4.5 점 입니다...
보라돌이 참교육 안당함 - 0.5점
11. Qui, animi vi prope divina - 동프학 선언
첫번째 씬 부터... 사나에를 통해서 노골적으로 한화를 디스한다...
그런...기분이 들었습니다...제 피해망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강렬하게 들었습니다...한화팬들에 대한 선전포고로
알겠습니다...는 농담이고...
그래도 역시...왕 같은 존재는 없었으면하네요...전제정치의 죄는
정치의 해악을 군주탓으로만 돌릴 수 있으니까요...어떠한 결과가
나오든...모든 시민 개개인이 책임을 지는...그런 체제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서 확실한건...스와코님은...외람되는 말이지만...
오피셜 비처녀이지만...카나코님은...슈뢰딩거의 처녀란 점입니다...
또...체어샷 장면이 너무 감동적이란점...아...눈물이 키보드를 적셔버렷....
제 쿠타카 점수는 5점 만점에 5점입니다...
12. 불탄 부적 - 미마
일단 미마님이 나오는거 자체만으로 개인적으로 고평가를 주고싶네요.
그외에는 너무 짧고 묘사하는 지문도 적어서 제가 뭐라 감히 평을 못하겠습니다...
왜 시작부터 마리사의 집이 폭8 해버렸는지, 미마랑 신키랑 구체적으로
왜 투닥투닥 하는지 등등 도입부는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좀 더 분량을 늘리고 더 다듬으면 괜찮을거 같습니다.
제 쿠타카적 점수는 5점 만점에 5점 드리겟습니다...
13. 러브 이스트가 끝나지 않아 - 마법여대생밀크2
이건 올라와 있지는 않던데 개인적으로 제목 때문에 너무너무너무 궁금해서
주최자님께 받아서 찾아보게 된건데...와...감히 자세한 감상은 차마 못 내겠고.
일단 아카츠키 팬분들은 필히 안 보셨으면 합니다...작자의 아카츠키에 대한
원한과 광기가 여실히 느껴지네요. 아카츠키가 대체 무슨 짓을 했으면..? 그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이글이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로 올라온 IF 평행세계가 괜스레 궁금해지네요.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그래도 결말부분은 나름 감동적일지도...아마도...
14. 사람을 사랑하다, 가을을 사랑하다 - 필첩
이번대회는 아키자매가 출연하는게 진짜 많네요.
다른 아키자매 글들이 조금 자극적인 소재를 채용했다면
이 작품은 무난한 소재를 채용 한것 같습니다.
역시 환상향하면
연회다~파티다~(대충 루피가 콧구멍에 나무젓가락 끼우고 외치는 장면)
같은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이부분을 좀 더 자세히 묘사한 장면을 보고싶었는데
아쉽네요.
시즈하가 그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부분에서 눈물 질질 흘렸고. 결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매는 확실히 자매네요. 저도 저런 자매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도 드네요.
제 쿠타카적 점수는 언제와 같은 5점 만점에 5....?
후기: 같은 제목의 조협종 노조미의 人恋し、秋恋し를 듣고 느낌이 와서 급하게 적은 팬픽입니다.
조협종 가산점으로 5점 만점에 5점+5점에 총 10점 드리겟읍니다.
15. 장미 - 잉딱
이 작품은 개인적으로 사토리와 코이시에 대한 해석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이글을 읽고 시뮬레이션 이론이란게 떠올랐는데. 이 모든 세상이
누군가의, 어떤 조직의, 아니면 그 누구도 상상못할 무언가의 단순한 시뮬
레이션에 지나지않는다는, 0과 1로 이루어진 세상이라는 재밌는 이론이요.
사실 진짜라는건 뭐고 현실이란건 뭐고 다 뭐가 뭘까요? 뭘 확실하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요? 작품에서 사토리와 코이시는 어떻게보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저는 들었습니다.
미코와 유카리는 둘 중 한 가지만을 선택했지만. 저는 둘 다 선택했을거 같습니다.
닭과 달걀 둘 다 없었으면 적어도 저는 진작에 아사했거니 지금보다도 훨씬 더 불행했겠죠.
그런 연유로 결말 이후의 사토리는 작중에서 묘사된것보다도 더 끔찍하게 고통스워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초라하게 시들어 내팽개쳐진 장미 꽃들 처럼요.
이미 시든 꽃밭에 물과 햇빛을 아무리 주어봤자 결국 땅의 양분으로 되돌아갈 뿐이겠죠.
그리고 미코님이 너무 사랑스러웠어요. 다음 작품은 미코님 얘기 써주세요.
제 쿠타카적 점수는...너무 개취에다 마음에 들었어서 5점 만점에 50만점 드리겠습니다...
16. 산딸기 - 초록목도리
쓰읍~ 도입 부터 느껴지는 이 향긋한 비봉 냄새~ 너무 좋았어요.
T위성은 당연히 토리후네 위성이겠고.
이걸 보면서 설정이 다시 기억난건데
비봉 세계관은 딸기 마저도 인공 합성 딸기 밖에 남지 않았었죠.
아무리 환경오염이 심해도 딸기는 있을거 같았는데...
그러고보면 비봉 세계는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 같은게 없는걸까요?
위성에다 여러가지 넣은거보면 그런게 있을거같은데 알다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키메라는 메리의 조금 히스테리한 상상일 뿐 이라는 해석이 좋았어요. 원작에서
왜 메리만 다쳤냐에 대한게 조금은 납득 되는거같아요.
어쩌면 마지막에 묘사된 산딸기는 렌코와 메리를 이어주는 하나의 상징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아마 산딸기를 기르다 분위기를 타 서로 츄츄 하겠죠...암튼 좋았습니다.
제 쿠타카 점수는 5점 만점에 5점 드리겠습니다.
17. 루나틱 점쟁이
주최자님 이외에 몇 분이나 보셨을지는 모르겠는데, 먼저 이런 불쏘시개 읽어봐주셔서 큰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처음에는 주제와 플롯 모두 확실하게 충실하게 정해져 있었어요. 초기 내용은 대충 고전 명작 루나틱 환상들이 본따서 점쟁이가
원자 분해되는 내용이었는데. 이게 제정신으로 3천자 쯤 쓰니까 막 자기비하 패시브 괜스레 발동하고 도저히 내용진행이 안되더라구요.
목표로 하던 3~5만자도 도저히 못채울거같고. 그래서 싹 폐기해버리고, 대회 거의 끝나기전까지 전전긍긍 하면서 아 그냥 던질까 하다가 아니 죽이되든
밥이되든 이 대회만큼은 어떻게든 참가해보고싶다는 마음에, 술이라는 이름의 약의 힘을 빌리면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대회 끝나기 3~4시간전에 시작해서
어떻게든 끝을 냈네요.
사실 제 작품이지만, 전 제대로 읽어본적도 없습니다. 내용은 대충 기억나긴 하지만 거의 대회 끝나기 1,2 분전에 제출 완료해서 퇴고
할 틈도 없었거니와 안해서 오탈자나 기타등등은 관대하게 봐주셨음 하네요...대회 결과 감평 나오고나서야 제대로 읽어볼라구요.
아마 완성도가 똥 싸다 만 느낌이 많이 날거라고 예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글 읽는것 만큼이나 쓰는것도 자극이 크게 되길 기원하는 바람입니다.
주최자참가자독자님들 모두 감사합니다.
18. 육욕 - 물부포도
작중에서 왜 환상향이 저런 상황에 몰렸나는 딱히 묘사는 안돼었지만 어쨌거나 어둡고
공포스러운 코즈믹호러 환상향이었네요.
'시해선은 불로인거지 불사는 아니란 말일세' 이 대사가 새삼 소름돋게 뇌리에 박혔습니다.
우주는 언듯 무한해 보여서 당장은 아무 문제도 없고 지금 인류가 딱히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수 조 수십 조 년이란 억겁의 시간이 지나면 결국 우주 조차도 멸망해버린다죠. 게다가
생물은 우주만으로도 우주의 수명을 더 빠르게 갉아먹는 존재라니까. 우주의 입장에서 후토
를 비롯한 존재들은 일반 인간 보다도 더 호러적인 존재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상향의 우주는 유령이고 인요고 그런 존재들이 지천에 깔렸으니까. 더더욱 그렇겠죠.
어쨌거나 후토의 이미지적으론 요괴를 죽여패서라도 차라리 요육을 먹었을것 같은데
인육에 소금까지 친히 뿌려서 집밥 후토 선생 찍으며 먹방까지 하니까 참 싱숭생숭 했습니다.
차라리 그냥 흑흑 미안해 내가 너무 배고파서 먹었어 이런거였다면 모를까. 뭔가 인간을 아예 인간으로
안보고 선민사상을 완전 장착해 합리화 하면서 맛있게 쳐먹어대니까. 환상향이 안정되고 나서도 역시 인육이
가장 별미라며 뒷간에서 웬만한 식인요괴들 보다도 더 인육을 게걸스럽게 탐하는 후토의 모습이 뭉실뭉실 떠오르니
기분이 나빴습니다.
쿠타카적으로 5점 만점에 5점 도장 드리겟읍니다...개인적으론 분량이 아쉬웟네요 분량이 아쉬어
19. 유일 신 - 쓸개천냥
역시 시온의 능력아닌 능력은 아무리 포장하려고해도 질나쁜 저주 그
이상 그 이하로도 보이지 않네요. 시온의 능력도 문제지만 시온의
잘못도 없지 않았다는게 참 기묘하네요. 역설적으로 시온은 역병신이기도
하고 이런 아이러니함들을 잘 묘사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등장인물이 딱히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어서 더욱 안타깝고
슬펐다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에피소드를 볼 때마다 모두 해피엔딩만을
내길 바라지만 이 작품 만큼은 이렇게 달짝찌근하고 손찝찝한 느낌도 나쁘지 않은거
같았습니다.
대회에서 처음으로 보는 요리가미 자매 등장 작품이라 너무 반가웠고
우리 시온이 너무너무 귀엽고 너무너무 사랑스러웠습니다.
원작에서 능력같지도 않는 능력 빨리 지워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신주가 시온을 비롯한 요리가미 자매를 아직도 기억이나 할런지 모르겠지만요.
쿠타카 적 점수 5점 만점에 5점 도장 찍어 드리겟읍니다 시온x죠온 무조건 좋 아
20. sake L께서 강림하셨다 - 나는미쳤다
이 작품은...제가 관련 밈을 모르고 이해도 안가고 한것도 있지만 뭔가 말이 안나옵니다.
처음엔 사츠키 린님 께서 강림 하신줄 알았습니다.
사츠키 린 님이라고 생각하니까 괜히 가슴이 웅장해지고 벅차오르네요...
21. 라스트 리모트 - Enma
흑화 해버린 모리야 신사라니 이런것도 좋네요. 보자마자 조우노세의 ptsd 스위치가
눌러져버렸습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복선과 복선회수도 정말 좋았고.
어떻게 보면 진정으로 레이무가 했어야 할 직무를 사나에가 진정으로 맡게 되는것도 좋았습니다.
모순과 신앙이라기보다는 스와코의 희생이라는 이름의 삐뚫어지는 사랑을 대가로 사나에에게
삶의 의지를 불어넣어준것 같습니다. 참 기분나쁜 말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사랑의 매였을지도 모르겠네요.
홍마관을 가챠없이 폭8 시키는 전개도 좋았고...다 좋았는데 카나코의 영압이 너무 낮은게 개인적으로 아쉬웠네요.
카나코...굳이 죽었어야 했나...?
암튼 제 쿠타카적 점수는 5점 만점에 5점 도장 찍어 드리겟읍니다...
22. 2인자의 욕망 - 49.166
아 ㅋㅋㅋ 오늘 읽었던 작품중에 가장 생각없이 웃으면서 봤던 작품인거같아요.
가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마리사도 일단은 사식 사충의 마법을
익힐 수 있다했죠.
이 작품을 읽으면서
영나암에서 점쟁이가 대가리 V 로봇 되고난다음 갑자기 마리사가 클로즈업 된다던가
기타등등 사망플래그를 암시하는 여러 소름돋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온갖 치트키가 남발하고 설정붕괴 및 설정변경이 무슨 신주 맥주잔 마음대로인 이상 이 부분에서
더 생각해봤자 의미가 없을것 같네요.
결국 아무리 강한 개인이라도, 우두머리를 하나 죽인다 한들, 크나큰 집단의 압박에는 절망밖에 없다는 암울한 이 현실을
시사하는거 같습니다.
힘들게 귀무녀를 처단했건만 결국 숙청당한 우리 말랑이가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마지막 독백처럼
욕심이 너무 많았던걸지도 모르겠습니다.
5점 만점 쿠타카 볼짤 도장 꽉 찍어드리겠습니다..
23. 비는 무심하게도 - 장기짝
저는 많은 병들을 달고 사는 사실상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인데, 이 글 때문에 두 가지
병이 발작해버렸습니다. 한 가지는 잘 쓴 비봉팬픽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공중제비를
2번 돈다는것이고 또 한 가지는 강박증이 도져 글을 몇번이고 핥아먹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비봉다움이란 대체 뭘까? 자문자답을 해보면 사람마다 크게 다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이글에서 많은 비봉다움을 느꼈습니다.
환상향의 그 용신일까? 아니면 그냥 아무것도 아닌걸까? 환상향은 망해버린걸까?
기타등등 상상의 뿌리를 자극하는거 같습니다.
렌코메리츄츄요소도 크게 없어서 좋았고, 개인적으로 나츠키가 끝맺는 부분이랑
몇몇 대화문이 조오금 어색한 느낌도 들긴하지만,세상에 완벽한게 있나요 뭐.
그나저나 렌코 부럽다...나도 두툼하게 젖은 블라우스의 메리 보고싶다...
어쨌건 5점 만점에...비봉 가산점 50억만점 도장 찍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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